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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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요한복음서 12:19 
설교일 2016-03-20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사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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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그래서 바리새파 사람들이 서로 말하였다. “이제 다 틀렸소. 보시오. 온 세상이 그를 따라갔소.”

 

<요한복음서 12:19>

 

■ 들어가는 이야기

 

오늘이 춘분입니다. 밤의 길이와 낮의 길이가 같은 날이지요. 일 년에 단 두 번 있는 날인데, 추분이 가을의 정점이라면 춘분인 오늘은 봄의 정점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를 움츠러들게 했던 마음의 응어리들이 다 녹아서 사라지고, 여러분의 삶에 노란색과 분홍색 봄꽃들이 활짝 피어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오늘은 게임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 “나를 따르라!” ― 예수

 

사람이 산다는 것 자체가 게임인 것 같습니다. 인류가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산 이후로 내내 게임의 연속이었습니다. 최초의 인간이라고 성경에 나와 있는 아담 시절, 아담의 짝인 이브와 뱀이 게임을 벌였습니다. 결과는 뱀의 승리였습니다. 아담의 아들들인 가인과 아벨이 또 게임을 했습니다. 제사 게임이었는데, 이 게임에서는 아벨이 이겼습니다. 그 뒤에 사람들이 좀 똑똑해지니까 마음이 교만해졌습니다. 하나님과 한번 붙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바벨탑을 쌓았지요. 이 게임에서는 사람이 처참하게 패배했습니다. 한참 뒤에 아브라함의 손자요 이삭의 아들들인 에서와 야곱이 게임을 했습니다. 상속 게임이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야곱이 이겼습니다. 야곱의 아들인 요셉은 형들과 게임을 했습니다. 여기서는 요셉이 형들을 이겼습니다. 출애굽 때에는 모세와 이집트 왕 바로가 게임을 했습니다. 그때는 모세가 이겼습니다. 그 뒤에도 수많은 게임들이 이어졌습니다. 여호수아와 가나안 사람들의 게임, 삼손과 블레셋 사람들의 게임, 다윗과 사울의 게임, 엘리야와 바알 예언자들과의 게임, 다니엘과 간신들의 게임 등등, 성경을 읽어보면 게임들이 이루 다 셀 수조차 없습니다. 예수님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역시 게임을 하셨습니다. 열두 살 때는 예루살렘의 학자들과 게임을 했습니다. 이것은 연습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소년 예수가 내로라하는 박사들을 이겼습니다. 나이 서른 즈음에는 집을 떠나 본격적으로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나오자마자 광야로 가셨지요. 거기서 악마와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세 판을 했습니다. 세 판 모두 예수님이 이겼습니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예수님의 공생애는 게임으로 시작해서 게임으로 끝이 났습니다. 날고 긴다 하는 도전자들이 쉴 새 없이 여기저기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예수님이 승리하셨습니다.

 

■ “호산나!” ― 민중

 

이처럼 예수님이 계시는 곳에서는 언제나 예수님의 ‘승’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세상에 유대 땅에만 사람들이 사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2천 년 전이지만 그때도 세계 도처에는 지금처럼 사람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유럽에도, 아프리카에도, 아메리카에도, 오세아니아에도, 아시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손오공도 아니고, 동시에 세계 각 나라로 가서 게임을 하실 수는 없지 않습니까? 요즘 같으면 온라인 게임도 있고 TV중계도 되니까 그게 가능할지 모르지만 예수님 당시에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그 당시에 예수님이 계셨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예수님은 육신의 몸을 입고 계셨기 때문에 영원히 사실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다음에,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됩니까? 악의 세력은 끊임없이 게임 하자고 도전해오고, 예수님은 안 계시고…. 속수무책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생각해내신 방법이, “나를 따르라!” 하시면서 제자들을 모으는 것이었습니다. 땅 끝까지 제자들을 보내서 그들로 하여금 예수님 자신을 대신하게 하자는 것이지요. 예수님께서 세상을 떠나시기 전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성령이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능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에서, 그리고 마침내 땅 끝에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행전 1:8). 내가 하던 일을 너희들이 이어서 계속해라 이겁니다. 마태복음서 28:19-20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아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다.” 땅 끝까지 가서 나를 대신해라, 그리고 세상 끝 날까지 나를 대신해라, 하는 명령입니다. ‘땅 끝까지’는 공간의 개념이고, ‘세상 끝 날까지’는 시간의 개념입니다.

 

■ “이제 다 틀렸소!” ― 기득권자들

 

오늘이 종려주일이지요. 예수님의 생애에 있어서 마지막 한 주간을 시작하는 닐입니다. 예수님의 활동기간 동안 연일 이어지는 게임에서 매번 그분이 승리하셨습니다. 이제 전 생애를 건 절체절명의 게임이 시작되는 시점입니다. 곧 출정식이 열립니다. 이를 위해서 예수님은 나귀 한 마리를 준비시켰습니다. 대국 장인 예루살렘으로 가시기 위해서입니다. 요즘 세계적인 게임이 있어서 선수들이 이동할 때 비행기를 탄다면 최소한 비즈니스 석은 타지요. 전용기를 움직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내에서 움직이더라도 KTX 특실 정도는 탑니다. 예수님 같은 유명세를 가졌다면 이날도 나귀가 아니라 여러 필의 말이 이끄는 수레 정도는 타셔야 되겠지요. 그러나 예수님은 수레 대신에 나귀, 그것도 새끼나귀를 타셨습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예수님 혼자 게임을 끝내고 그 뒤로 다른 게임이 없다면 그렇게 하셨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제부터는 그분의 제자들이 전 세계에서, 그리고 세상 끝 날까지 게임을 해야 됩니다. 예수님의 게임은 ‘엘리트’ 게임이 아니라 ‘대중’ 게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을 할 때마다 전용기를 탈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 이 중요한 게임에서 나도 새끼나귀를 타고 간다, 그러니 너희도 수레를 타지 마라, 전용기나 비즈니스 석을 타지 않고도, 가서 이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시작하신 ‘하나님 나라’ 게임은 가난한 그분의 제자들이 뛰어들어서 이겨야 하는 게임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몸소 게임에 임하는 시범을 보여주신 것이지요. 아무튼, 출정식 날 관중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습니다. 종려나무 가지를 꺾어서 깃발처럼 흔들었습니다. 겉옷을 벗어서 응원도구로 사용했습니다. 그날의 구호는 “호산나!”였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예수님을 따라 행진했습니다. 기세가 대단했습니다. 그때 바리세파 사람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다 틀렸소. 보시오. 온 세상이 그를 따라갔소”(요한복음서 12:19).

 

■ 맺는 이야기

 

게임에서는, 내가 힘을 쓰고 실력을 발휘해서 상대를 누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포스에 질려서, 관중들의 기세에 눌려서, 바리새파 사람들은 게임을 포기했습니다. 바리새파 사람들의 말은 ‘이제 다 틀렸다, 졌다!’ 이건데, 그렇지만 그들은 비겁했습니다. 그쯤 됐으면 항복을 외쳐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반칙을 쓴 것입니다. 논리로, 법으로 안 되니까 예수님을 잡아다가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고 말았습니다. 깽판을 쳐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게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는 다음주일에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이것 하나는 잊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예수님을 대신해서 ‘하나님 나라’ 게임에 임해야 됩니다. 우리의 스승인 주님으로부터 열심히 배우고 실력을 연마해서 이 게임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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