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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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6-10-02 15: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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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출애굽기 12:3-4 
설교일 2016-10-02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온 이스라엘 회중에게 알리어라. 이 달 열흘날 각 가문에 어린 양 한 마리씩 곧 한 가족에 한 마리씩 어린 양을 마련하도록 하여라. 한 가족의 식구 수가 너무 적어서, 양 한 마리를 다 먹을 수 없으면, 한 사람이 먹을 분량을 계산하여, 가까운 이웃에서 그만큼 사람을 더 불러다가 함께 먹도록 하여라.

 

― 출애굽기 12:3-4 ―

 

■ 들어가는 이야기

 

10월의 첫 주일입니다. 지난달에 있었던 지진 때문에, 풀리지 않는 경제상황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억지로 점철된 정치 때문에, 사드 때문에, 온 나라가 부글부글 시끌시끌합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중심을 잡고 평안하게 가을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호두 다섯 알

 

어디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미국의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이 어느 날 아침 산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초등학교 어린이 두 형제가 따라오면서 대통령에게 인사를 드렸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받은 대통령은 주머니에서 호두 다섯 알을 꺼내서 한 아이에게 주면서, 둘이 나누어 먹으라고 말했습니다. 호두를 받아든 동생은 형에게 두 개를 주고 자기는 세 개를 가졌습니다. 이것을 보고 형이 말했습니다. “야, 내가 형인데 왜 두 개를 줘? 너는 동생인데 왜 세 개야?” 그러자 동생은, 자기가 대통령에게서 직접 받았으니까 두 개를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며 버티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대통령은 빙그레 웃었습니다. 뒤따라온 비서실장이 물었습니다. “아이들이 왜 저렇게 다투고 있습니까?” 대통령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세 개 문제로 싸운다네.” “세 개 문제라니요?” “허허, 세 개의 문제를 모른단 말인가? 온 세계의 모든 문제들이 바로 이 세 개 때문에 벌어지고 있지 않는가? ‘나는 세 개 너는 두 개!’ 하고 말이야. 모두들 공평하게 가지면 되는데 무슨 조건을 붙여서라도 세 개가 자기 몫이라고 주장하니까 세상이 어지러운 것이지.” 그제야 비서실장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고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어른이나 아이나 똑 같습니다. 자동차를 운전하고 가다가 어떤 차가 앞에 갑자기 끼어들면 화가 나지요. 물론 사고가 날까봐 그러기도 하지만, ‘저 사람이 내 시간을 빼앗아간다’는 피해의식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에서 돈 몇 백 원 손해 보는 것에도 대단히 민감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가를 경영하는 사람들이 수백억, 수천억을 낭비하거나 불공정하게 사용하는 것에는 둔감합니다. 최근에 어느 국회의원이 밝혀낸 것을 보니까 지난 정권에서 4대강 사업을 한다면서 쓴 돈이 22조가 아니라 32조 원이랍니다. 성인 1인당 1백만 원꼴입니다. 이걸 강바닥에다가 퍼붓고 강은 죽여 놓았습니다.

 

■ 창문 세

 

19세기 중엽에 프랑스의 어떤 신부가 성당에서 다음과 같은 강론을 했습니다. 들어보시고 어떤 느낌이 드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프랑스에는 대문과 창문을 합쳐서 문이 세 개밖에 없는 농가가 132만 호입니다. 대문과 창문을 합쳐 두 개밖에 없는 집이 181만7천 호입니다. 그리고 대문밖에 없는 오막살이가 34만6천 호나 됩니다. 이것은 대문 세와 창문 세를 징수하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사람들, 늙은 부인들, 어린아이들을 그런 환경에 두니까 온갖 질병이 끊이지 않습니다. 아, 어떻게 이토록 비극적인 일이 있을 수가 있답니까?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공기를 공평하게 거저 나누어 주셨지만, 나라에서는 그것을 돈을 받고 국민에게 팔고 있습니다. 어떤 마을에서는 손수레조차 없어서 농부들이 직접 등에 거름을 지고 일합니다. 그들은 초가 없어서 관솔이나 송진에 새끼를 적셔서 태웁니다. 산간지방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반년 치 분량의 빵을 한꺼번에 만들어서 마치 말린 쇠똥처럼 보관합니다. 그래서 겨울이 오면 그것을 도끼로 쪼개어, 먹을 수 있도록 물에 불립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이들에게 사랑과 동정을 베풀어 주십시오! 우리 주위에는 가난으로 고통 받는 이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 빅토르 위고(베스트트랜스 역), ≪레미제라블1(전5권)≫(미르북컴퍼니, 2012), 전자책 1%쪽. 일부 내용 각색.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창문이나 출입문의 숫자에 따라서 세금을 매긴다!’ 집의 크기에 따라서 세금을 차등 부과하겠다는 것인데,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짓이지만, 당시 정치인들은 그런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예를 하나 들자면, 자동차세가 그렇습니다. 배기량에 따라서 세금을 매기지요. 1억 원짜리 외제차보다 중고가 2~300만 원짜리 구형 자동차가 세금이 많은 경우도 있습니다. 30평짜리 아파트 재산세보다도 높습니다.

 

■ 기본소득

 

자, 어쨌든 이런 저런 문제로 인해서 프랑스에서는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나라가 뒤집혔습니다. 그 이후 프랑스는 지금까지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오고 있습니다. 그런 선진국이라고 해서 부정부패와 모순이 없지는 않겠지만,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방식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습니다. 최근에 이○○ 집사님께서 갑자기 병원에 입원해서 벌써 두 달 반이 되었습니다. 그 일 때문에 손 집사님까지 일손을 놓고 간호에 매달려 있습니다. 이런 사정을 생각하면 저까지 숨이 콱 막힙니다. 사람이 살다가 사고도 당할 수 있고 병도 날 수 있는 법인데, 그런 일을 당하면 생활이 넉넉지 않은 국민들은 대책이 없습니다. 이래서 국민의 기본생활을 보장해주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이것을 ‘생활소득’ 또는 ‘기본소득’이라고 하는데, 다행스럽게도 이곳저곳에서 논의는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아직 실현은 멀기만 합니다. 지난해 스위스에서는 국민 1인단 월 300만 원가량의 기본소득을 보장하자는 안을 두고 국민투표에 부쳤지만 국민 77%가 반대해서 부결되었습니다. 이 일을 두고 이른바 보수주의자들은 말합니다. ‘거봐, 선진국에서도 그런 건 안 하잖아.’ 그러나 이 말은 오해에서 나온 말입니다. 스위스는 기본소득 제도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지금도 충분히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안 된 것이지, 그 취지가 나빠서 부결된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 가정에는 지난 달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왔습니까?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라 에어컨을 조금 가동했던 집에서는 수십만 원이 부과되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까 한국전력 임직원들이 성과급을 1인당 2천만 원이나 받는다고 해서 난리입디다. 이게 생돈 2천만 원을 추가로 받는 것이 아니고 연봉 가운데서 성과급 명목으로 분류된 게 그 정도라는 이야기도 있습디다만, 어쨌든 노동자들이 보수 많이 받으면 좋지요. 그러나 그게 온 국민에게 공평하게 돌아가도록 제도를 잘 만들면 좋겠다는 말입니다.

 

■ 맺는 이야기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를 탈출할 때, 하나님께서는 온 백성으로 하여금 든든하게 배를 채우도록 지시하셨습니다. 이때 명령하신 것이 ‘한 집에 한 마리씩’입니다. 식구 수가 적은 집은, 경상도 말로 이웃집과 ‘어불러서’ 먹으라고 했습니다. 그 누구도 빠지지 않도록 공평하게 먹게 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정신입니다. 아무쪼록 깨어 있는 시민으로서 이 나라에 하나님의 정의가 강물처럼 넘쳐흐르도록 힘쓰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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