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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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스가랴서 2:8 
설교일 2019-12-08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기념주일 

성서 본문

 

만군의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주님께서 나에게 영광스러운 임무를 맡기시고, 너희를 약탈한 민족에게로 나를 보내시면서 말씀하신다. ‘너희에게 손대는 자는 곧 주님의 눈동자를 건드리는 자다.

 

스가랴서 2:8

 

들어가는 이야기

 

날이 꽤 추워졌습니다. 우리 지역에 눈은 오지 않았지만 어제가 대설(大雪)이었습니다. 명실상부한 한겨울입니다. 여름이나 겨울이나, 슬플 때나 기쁠 때나, 변함없이 하나님의 집을 찾아오시는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여러분 모두가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사람 앞에서 귀히 여김을 받는 귀한 하나님의 자녀로 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침해

 

살기가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여태 살아오면서 저는 사람들이 살기 좋다!‘고 하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늘 경제는 어려웠습니다. 늘 서민은 먹고 살기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전쟁 걱정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것, 지금 우리나라가 그렇습니다만, 이것 한 가지만 보면 확실히 세상은 좋아졌습니다. 이건 우리나라 이야기고요, 지구 전체를 놓고 보면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2017년 말 현재 우리 지구에는 76억 명이 살고 있는데, 그 가운데에서 약 48억 명은 이른바 남반구에 속해 있습니다. 대체로 가난한 나라 국민들입니다.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만도 수억 명에 이릅니다. 끼니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지요. 내일 하루 또 어떻게 아이들을 먹여 살려야 할까,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아서, 끝없는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사정이 이러니 어린아이들은 가정폭력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세계에서 10억 명 가량은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삽니다.

 

예수님께서는 내일 걱정을 하지 말라고 가르치셨지만, 이런 사람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남는 것이 유일한 관심사입니다. 우리가 주변만 보아서 그렇지,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이 세상에는 아직까지 배고픔, 목마름, 전염병, 그리고 전쟁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습니다. 이런 문제로 해마다 목숨을 잃는 남녀노소의 수가 6년에 걸친 제2차 세계대전 때 사망한 사람 수(5천만 이상)보다도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3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이라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장 지글러(양영란 역),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시공사, 2019), 전자책 21/291.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불과 2~3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여러분은 최루탄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요. 저는 대학생활을 서울에서 하면서 지긋지긋하게 최루탄 맛을 보았습니다.

 

절규

 

혹시 '지랄탄'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다행히 1999년부터는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만, 이게 다연발 최루탄이에요. 꼭 갑자기 바람 빠진 풍선과 같습니다. 이게 떨어지면 정신없이 땅바닥을 굴러다니면서 꽁무니에서 최루가스를 분사합니다. 간혹 용감한 사람이 달려들어서 딱 밟아버리면 꺼지는데, 이게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 쉽게 밟히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페퍼포그는 까만 닭장차에서 기관총 난사하듯 무차별로 쏴대는 것입니다. SY44 총류은 !’ 하는 소리와 함께 곡사포처럼 날아와서 터지는 것이고, 사과탄(KM25)은 주로 백골단이 근접 지역에서 수류탄을 던지듯이 터뜨려서 시위대를 제압하는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한홍구, 특강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한겨레출판, 2009), 275-276. 제 후배인 이한열 같은 사람은 최루탄에 맞아서 목숨까지 잃었습니다.

 

경찰이 왜 이렇게 고약한 물건을 쏘아댔는가, 위에서 시키니까 했겠지요. 왜 시켰을까요? 대통령 욕한다고, 정부 비판한다고 그랬습니다. 아니, 자기들이 신입니까? 사람이니까 잘못할 수 있잖아요. 그래도 그걸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막걸리 보안법이란 것도 있었어요. 저녁에 아저씨들이 대폿집에서 막걸리 한 잔씩 하면서 박정희 욕을 하잖아요. 그러면 다음 날 아침에 그 사람들을 볼 수가 없습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거예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우리나라 근대사에 비일비재했습니다. 구약의 하박국 예언자는 이런 글을 썼습니다(하박국서 1:2-4). 살려 달라고 부르짖어도 듣지 않으시고, “폭력이다!” 하고 외쳐도 구해 주지 않으시니, 주님, 언제까지 그러실 겁니까? 어찌하여 나로 불의를 보게 하십니까? 어찌하여 악을 그대로 보기만 하십니까? 약탈과 폭력이 제 앞에서 벌어지고, 다툼과 시비가 그칠 사이가 없습니다. 율법이 해이하고, 공의가 아주 시행되지 못합니다. 악인이 의인을 협박하니, 공의가 왜곡되고 말았습니다. 세상이 어째 이 따위냐,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면 어떻게 눈앞에서 버젓이 폭력과 불법이 판을 치느냐, 그런 생각에 하박국은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하박국의 절규에 대해서 하나님은 뭐라고 대답하셨는지 아십니까? “조금만 기다려라!”였습니다. 결코 좌시하지 않으신다는 거예요.

 

응답

 

예레미야 예언자는 말합니다(애가 3:32-36). 주님께서 우리를 근심하게 하셔도, 그 크신 사랑으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신다. 우리를 괴롭히거나 근심하게 하는 것은, 그분의 본심이 아니다. 세상에서 옥에 갇힌 모든 사람이 발 아래 짓밟히는 일, 가장 높으신 주님 앞에서 인권이 유린되는 일, 재판에서 사람이 억울한 판결을 받는 일, 이러한 모든 일을 주님께서 못 보실 줄 아느냐?” 하나님은 졸지도 않고 주무시지도 않습니다. 눈이 어두워서 못 보시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때를 기다리십니다. 스가랴 예언자는 이렇게 말합니다(스가랴서 2:8-9). 만군의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주님께서 나에게 영광스러운 임무를 맡기시고, 너희를 약탈한 민족에게로 나를 보내시면서 말씀하신다. ‘너희에게 손대는 자는 곧 주님의 눈동자를 건드리는 자다. 내가 손을 들어 그들을 치면, 그들은 저희가 부리던 종에게 노략질을 당할 것이다.’ 그 때에야 비로소 너희는 만군의 주님께서 나를 보내셨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 말에 대해서 하나님은 보증을 해주셨습니다(10). 도성 시온아, 기뻐하며 노래를 불러라. 내가 간다. 내가 네 안에 머무르면서 살겠다. 나 주의 말이다.” 하나님께서 떨쳐 일어나신다는 말씀입니다. 여러분의 인권 감수성은 얼마나 민감합니까? 히틀러 통치 시절에 독일의 어떤 목사님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들이 유대인들은 잡으러 왔을 때, 나는 유대인이 아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이 프리메이슨 단원들을 잡으러 왔을 때, 나는 프리메이슨 단원이 아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이 민주주의자들을 잡으러 왔을 때, 나는 정치를 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제 그들이 아래에 와 있다. 나를 잡으러 온 것이다. 나는 너무 늦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는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이세욱 역), 4(주식회사 열린책들, 2009), 전자책 513/823.

 

맺는 이야기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불의에 대해서, 폭력에 대해서, 차별에 대해서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살펴야 합니다. 그렇게 주시하면서 하나님께서 친히 오시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그렇게 기다리는 절기가 대림절입니다. 하나님께서 코앞에 와 계십니다. 하나님의 눈동자를 건드리는 자들이 누군지 똑똑히 지켜보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1101 품격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 한 가
1100 원수인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은인이었습니다!
1099 늑대에게 먹이 주기
1098 가난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1097 노예로 살기, 주인으로 살기
1096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하나님의 공동체
1095 2022.11.6(일) 전대 목사 설교 안내
1094 혁명에 대하여
1093 모세의 아내
1092 한 몸이기에
1091 가을 밤 외로운 밤
1090 예수님과 사귀십시오!
1089 “무엇 때문입니까?”
1088 “모든 행실을 거룩하게 하십시오!”
1087 "누구 때문입니까?"
1086 하나에 대하여
1085 부자에 대하여
1084 빌립, 사마리아에 가다
1083 따로, 외딴곳에서, 조금
1082 행복해지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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