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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by 마을지기 posted Apr 3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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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요한복음서 20:19
설교일 2017-04-30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그 날, 곧 주간의 첫 날 저녁에, 제자들은 유대 사람들이 무서워서, 문을 모두 닫아걸고 있었다. 그 때에 예수께서 와서, 그들 가운데로 들어서셔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말을 하셨다. 

 

― 요한복음서 20:19 ―

 

■ 들어가는 이야기

 

우리가 봄을 기다려 왔던 것이 엊그제인데, 어느덧 내일이 5월입니다. 그리고 이번 주 금요일(5일)이 벌써, 여름이 시작된다는 입하(立夏)입니다. 봄이 가기 전에, 뜨거운 여름이 오기 전에, 챙겨야 할 것들을 잘 챙기시기를, 그래서 여름도 복되게 맞이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오늘은 부활절 셋째 주일입니다.

 

■ 문 닫힌 방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 저녁이었습니다. 돌아가셨던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셨다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믿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제자들은 소문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서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비밀리에 모였습니다. 대놓고 어울려 다닐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한 일주일쯤 전 예루살렘 교외에서 시위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 예수님은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을 향하여 앞장섰고 시위대는 예수님의 뒤를 따르며 구호를 외쳤습니다. 그날의 주 구호는 ‘호산나!’였습니다. 이 말은 ‘우리를 구원하소서!’라는 뜻인데, 바꿔서 말하면 ‘당신은 우리의 구세주입니다!’가 됩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로마의 식민지였지요. 왕도 있고, 총독도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예수를 보고 ‘구세주’ 곧 ‘구원자’라고 했으니, 이것은 집권세력을 갈아치우겠다는 뜻입니다. 반정부 시위였던 셈이지요. 그리고 그날 시위대는 이스라엘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성전으로 진출해서 장사꾼들을 내쫓고 기물을 부수었습니다. 저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폭력시위’였습니다. 당연히 특별수사팀이 꾸려졌겠지요. 주동자들에 대한 체포영장이 떨어졌을 겁니다. 결국 예수님이 체포되어서 하루 만에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이런 상황이니, 예수님과 함께 다니던 제자들이 두려워해서 잠적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잡히면 공모자로 엮여서 죽을지 모르니까요. 혹시 미행자가 있나 살펴가며 제자들은 그날 밤 으슥한 곳을 정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알아채거나 도청을 하면 안 되니까 문을 닫아걸었겠지요. 그때 예수님께서 거기에 나타나셨습니다. 아마도 그 장소는 평소에 제자들이 비밀 아지트처럼 쓰던 곳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 찾아 오셨겠지요. 잠긴 문을 여는 방법도 알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도 그가 예수님인 줄 못 알아봤다는 거예요. 생각해보세요. 여섯 시간 동안이나 십자가 위에서 피를 쏟은 사람입니다. 그러고 나서 겨우 48시간 지났어요. 그 몰골이 어땠겠습니까? 제자들이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예수님은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셨습니다. 그제야 제자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 평화 만들기

 

이 시점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가장 먼저 하신 말씀이 무엇인 줄 아십니까? 요한복음서 20:19 말씀입니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우리말로 ‘안녕하기를 바란다!’ 정도의 뜻입니다. ‘안녕!’이라는 말은 우리가 흔히 쓰는 인사말이기 때문에 흘려듣기 쉽지만, 그날 예수님의 말씀은 상투적인 표현이 아닙니다. 정말, 간절히, 진심으로 평화를 기원하는, 뼈와 살에 사무친 소망의 말입니다. 두려워서 떠는 제자들에게 진정한 평화는 무엇입니까? 두려움에서 해방되는 것이지요. 분노에 치를 떠는 지지자들에게 진정한 평화는 무엇입니까? 분노에서 놓여나는 것이지요. 고생에 절어 있는 사람에게 진정한 평화는 무엇입니까? 고생에서 풀려나는 것이지요. 부활하신 예수님의 제일성은 ‘평화’였습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23절입니다.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 죄가 용서될 것이요, 용서해 주지 않으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죽었다가 살아나서, 다른 할 말도 많았을 텐데 왜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요? 그것은, 평화를 만들기 위한 첫 단계가 ‘용서’이기 때문입니다. 분노를 가슴 가득 담고 있으면 평화가 오지 않습니다. 복수심에 불타있는 사람에게 평화란 남의 나라,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지금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호가 동해, 우리나라 해역에 와 있습니다. 어제 북한은 미사일을 쏘아서 공중에서 폭파시켰습니다. 5월 9일 우리나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긴장상태가 한껏 고조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미국과 박근혜 정부가 성주에 사드 장비를 한밤중에 도둑처럼 들여놓았습니다. 그래놓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드 갖다 뒀으니 돈 내놓으라고 소리를 칩니다. 적은 돈이 아닙니다. 1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조2천억 원가량 됩니다. 40만 구미시민이 어린 아기까지 일인당 3백만 원씩 내야 되는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물건을 들이밀어 놓고 돈을 달라니요. 강도 아닙니까?

 

■ 이 땅에 평화를!

 

강원도 설악산에 가면 ‘흔들바위’라는 게 있지요. 일명 ‘울산바위’라고도 합니다. 전설에 따르면 울산에서 강원도까지 와서 자리 잡은 바위라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울산 군수가 속초 군수를 찾아와서, 설악산에 있는 ‘울산바위’ 사용료를 내라고 했습니다. 울산 것이 속초에 와 있으니 돈을 내라는 것이지요. 밤새 고민하던 속초 군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린 필요 없으니 도로 가져가시오. 안 가져갈 거면 자릿세를 내시오”(2017.4.28. 트위터에서 @jinmadang 님의 글). 사드도, 도로 가지고 가라고 해야 됩니다. 안 가져가려면 장소 사용료 내라고 해야지요. 사드 비용 1조2천억, 이 돈이면 북한에다가 개성공단 열 개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폐쇄되었지만, 박근혜 씨가 잘못한 일 가운데서 저는 이것이 가장 큰 잘못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쌍방이 이야기를 잘 해서, 상대국 안마당에다가 공단을 만들었어요. 이거 싸우자는 거예요, 함께 잘 살자는 거예요? 남과 북이 공단을 만들어서 함께 열심히 일하는 것과, 그거 폐쇄시켜버리고 남의 나라 전쟁장비 갖다 놓는 것과, 어느 쪽이 평화를 만드는 일입니까? 삼척동자도 아는 거예요. 우리 구미도 공장들이 자꾸 해외로 빠져나가서 지금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만, 이건 구미 문제만이 아닙니다. 개성공단에서 북한 노동자들에게 월급을 얼마나 줬는지 아십니까? 한 달에 7~8만 원이었어요. 세상에 어느 나라에 공장을 지어서 이 정도 임금으로 이 정도 양질의 노동력을 얻을 수 있습니까? 개성에 공단이 있으면 북한 노동자들만 좋은 게 아닙니다. 거기서 쓰는 자재들과 물품들을 우리나라 업체들이 납품해야 할 것 아닙니까? 남한 경제도 사는 길이에요. 이른바 ‘보수’라고 하는 박근혜 정부가 그걸 막아버린 겁니다. 이건 보수가 아니라 깡패입니다.

 

■ 맺는 이야기

 

황대권 선생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평화란 절대적 평온, 정지, 무사, 고요의 상태가 아니라, 내부적으로 부단히 움직이고 사고하는 ‘동적 평형’(動的 平衡) 상태라는 것이지.” ― 황대권, 《야생초 편지》(도서출판 도솔, 2002), 109쪽. 남과 북이 분노의 감정을 접고 진정한 평화를 이루기를, 그래서 남과 북의 대중들이 그런 평화 속에서 함께 번영을 누릴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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