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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잡는 물고기

by 마을지기 posted Aug 2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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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빌립보서 2:14-15
설교일 2017-08-27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사용처 1. 20170911 공자제곱(에필로그).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무슨 일이든지, 불평과 시비를 하지 말고 하십시오. 그리하여 여러분은, 흠이 없고 순결해져서, 구부러지고 뒤틀린 세대 가운데서 하나님의 흠없는 자녀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하면 여러분은 이 세상에서 별과 같이 빛날 것입니다.

 

― 빌립보서 2:14-15 ―


■ 들어가는 이야기

 

어느새 8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지난봄부터 시작됐던 성령강림절 절기도 끝에 닿았습니다. 다음 주일부터 창조절이 시작됩니다. 새로운 절기,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여러분 위에 성령님의 새로운 기운이 넘치도록 임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우리 속담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인용이 되어 왔다는 것은, 그 말이 진리라는 뜻입니다. 오늘은, 하늘이 무너질 때 어떻게 솟아날 수 있는지, 그 이야기를 잠시 하겠습니다.

 

■ 오이가 쓰다면

 

우리나라 헌법 제 11조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이나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 경제적 · 사회적 ·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이 말보다는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말에 더 공감하고 있습니다. 돈 앞에서는 법도 꼼짝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 겁니다. 법 앞에서는 평등하지 않아도 하나님 앞에서는 모두 평등하기 때문입니다. 그 결정적인 예가 ‘죽음’입니다. 죽음 앞에서는 진시황도, 스티브 잡스도, 이건희도 털끝만치의 차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일단 사람이 죽으면 생물학적인 상태가 같습니다. 화학적인 성분도 같습니다. 그렇다면 하늘이 무너지는 사건 앞에서도 만인은 평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솟아날 구멍을 찾는 것은 개인의 몫이겠지요. 하늘이 무너질 때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성질내는 것’입니다. 그것은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옛날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오이가 쓴가? 그렇다면 버려라. 당신이 가는 길 위에 가시덤불이 가로놓여 있는가? 그렇다면 그 가시덤불을 비켜가라. 그렇게 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세상에는 왜 그런 것들이 존재하는가?’라고 불평하지 말라.”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김철곤 역), ≪아우렐리우스 명상록≫(민중출판사, 2005), 192쪽. ‘하늘이 무너졌어? 그렇다면 솟아날 구멍을 찾아야지!’ 하면서 침착하고 담담하게 대처해야 됩니다. 컴퓨터와 사람이 바둑 시합을 하면 사람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이 판명되었지요. 상황판단과 수 계산에서도 밀리지만, 사람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감정조절입니다. 컴퓨터는 기분에 휩쓸리지 않습니다. 이기는 수를 두고 나서도 기뻐하거나 우쭐대지 않습니다. 악수(惡手)를 두고 나서도 풀이 죽거나 실망하지 않습니다. 승부욕을 느끼지도 않고 자책을 하지도 않습니다. 자기 적수를 원망하는 일도 없습니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이세욱 역), ≪뇌(상)≫(주식회사 열린책들, 2005), 20쪽. ‘인생’이라는 게임 판도 마찬가지입니다. 빌립보서 2:14를 봅니다. “무슨 일이든지, 불평과 시비를 하지 말고 하십시오.” 불평하면 집니다. 열 받으면 집니다. 담담해야 이깁니다. 침착해야 이깁니다. 그래야 바울의 말처럼 별과 같이 빛나는 사람이 됩니다.

 

■ 꿈의 재해석

 

무슨 일이든지 안 된다고 생각하면 실제로도 안 됩니다. 마음속으로 불길하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불길해집니다. 춘향이가 변학도의 청을 거절했다가 붙잡혀서 옥살이를 하고 있을 때 꿈을 꿨습니다. 이런 꿈이었습니다. 단장하는 데 쓰던 체경이 깨졌습니다. 창 앞에 피어 있던 앵두꽃이 떨어졌습니다. 문 위에 허수아비가 덜렁덜렁 매달려 있습니다. 태산이 무너졌습니다. 바닷물이 말라버렸습니다. 아이고, 이거 내가 죽을 꿈이구나, 매우 불길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 월매가 불러준 맹인 점쟁이는 그 꿈을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그 꿈 참 좋다. 꽃이 떨어졌으니 곧 열매가 맺을 것이요, 거울이 깨졌으니 큰소리가 날 징조요, 문 위에 허수아비가 매달려 있으니 세상 사람이 다 우러러볼 것이다. 바다가 말랐으니 용의 얼굴을 볼 것이며, 산이 무너졌으니 이제 평지가 될 것이다. 좋다, 쌍가마 탈 꿈이로세. 걱정 마소. 머지않네.” 그 뒷이야기는 다 아시지요. 이번에는 심청이의 아버지 심학규의 꿈입니다. 임금이 전국의 맹인들을 불러 모아 잔치를 연다는 소문을 듣고 궁궐로 가던 길에 꾼 꿈입니다. 꿈에 보니 사람들이 자기 가죽을 벗겨 북을 만들어서 둥둥 칩니다. 낙엽이 떨어져서 나무뿌리를 다 덮어버렸습니다. 불길이 치솟는데 벌떼가 윙윙거리면서 날아다닙니다. 아이고, 이거 나 죽을 꿈이구나, 심학규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안 씨라는 여자 맹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꿈 참 길몽입니다. 북소리는 궁궐을 상징하니, 곧 궁 안에 들어간다는 것이고, 낙엽이 뿌리를 덮었다는 것은 제 고향을 찾아가는 것이니 부자상봉이라, 자식을 만나본다는 것이고, 불길 속에서 벌떼가 날아다녔으니 그것은 운동을 말하는 것, 머지않아 춤출 일이 있을 것이오.” 춘향이도 무너진 하늘을 뚫고 솟아났지요. 심학규도 새 세상을 찾았지요.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면 흉몽은 없습니다. 공연히 꿈자리 뒤숭숭하다고 속상해 하지 마세요.

 

■ 타이거피시 이야기

 

‘물 찬 제비’라는 말을 아시지요. 제비가 물 위를 날다가 아래로 쏜살같이 내려가 물을 한 모금 마신 다음 발로 물을 힘껏 뒤로 차고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가리킵니다. 기민하고 잽싼 사람을 제비에 비유하지요. 제비뿐만 아니라 새들은 수천 년 동안 물고기를 사냥하기 위해서 물속으로 다이빙해 왔습니다. 부비라는 새는 길이가 1미터 정도, 몸무게가 36킬로그램 정도인데, 이놈은 15~30미터 상공에서 급강하해서 수심 4~5까지 잠수해서 물고기를 낚아챕니다. 수면에 닿기 직전의 순간속도는 시속 100킬로미터입니다. 그래서 물고기는 새들의 좋은 먹이다, 다들 이렇게 생각하는데요, 그러나 가끔 별난 일도 일어납니다. 2014년 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쉬로다 댐이라는 인공호수에서 과학자들이 희한한 장면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제비 세 마리가 수면을 스치고 지나갈 즈음, 타이거피시 한 마리가 난데없이 물 위로 뛰어올라 그중 한 마리를 공중에서 덥석 물어버린 것입니다. 새가 물고기를 잡은 것이 아니라, 물고기가 새를 잡은 사건입니다. 너무나 신기해서 학자들은 보름 동안이나 거기서 타이거피시를 관찰했습니다.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이놈은 수심 40cm 정도 되는 곳에서 수직으로 점프해서 순식간에 제비를 잡아챕니다. 제비가 날아오는 속도와 물속에서의 빛의 굴절률 등을 정확하게 계산해서 제비 사냥법을 몸에 익힌 결과지요. 신기한 사실은, 타이거피시가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제가 살던 곳에 사람들이 갑자기 댐을 만드니까 그 큰 덩치에 먹을 것이 부족할 것 아닙니까? 굶어야 돼요. 하늘이 무너진 겁니다. 무너진 하늘로 솟구친 것이 제비 사냥이었습니다. ― 조너선 밸컴(양병찬 역), ≪물고기는 알고 있다≫(에이도스, 2017), 171-175쪽.

 

■ 맺는 이야기

 

하늘이 무너져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화내지 않고 찾으면 구멍이 있습니다. 최후의 승리를 거두어서 별과 같이 빛나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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