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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by 마을지기 posted Oct 0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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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누가복음서 11:1-4
설교일 2017-10-01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성서 본문

 

예수께서 어떤 곳에서 기도하고 계셨는데, 기도를 마치셨을 때에 그의 제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그에게 말하였다.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준 것과 같이, 우리에게도 그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렇게 말하여라. ‘아버지, 그 이름을 거룩하게 하여 주시고, 그 나라를 오게 하여 주십시오. 날마다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내려 주십시오.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우리에게 빚진 모든 사람을 우리가 용서합니다. 우리를 시험에 들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누가복음서 11:1-4

 

들어가는 이야기

 

이맘때만 되면 수도 없이 듣는 말, 저도 한번 하겠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그동안 그렇게 뜨거웠던 날도 시원해졌습니다.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습니다. 예전 배고프던 시절 이맘때는 햇곡식과 햇과일이 나기 시작해서 사람들이 좋아했습니다. 없는 살림살이지만 그래도 집집마다 이때쯤이면 마음이 조금은 여유로웠습니다. 그래서 그런 말이 나왔겠지요. 여러분 가정에도 하나님께서,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은혜와 복을 내려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곤궁한 사람들

 

요즘 사람들은 배고픈 서러움을 잘 모릅니다. 남보다 풍족하게 못 살아서 그렇지,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밥 굶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세계 어느 나라든지 옛날에는 하루 세 끼 밥 먹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과제였습니다. 그래서 성경에도 보면 구약시대 때부터 가난한 사람들을 챙기라는 것이 임금들과 제사장들에게 내리는 가장 중요한 하나님의 명령이었습니다. 혼자 사는 여자들, 부모 없는 아이들, 고향 떠난 떠돌이들, 농사지을 땅이 없는 레위인들, 이 네 부류의 사람들이 그 대상이었습니다.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고대 중국에서도 그랬습니다. 맹자에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늙어서 아내가 없는 사람을 홀아비라 하고, 늙어서 남편이 없는 사람을 과부라 합니다. 늙어서 아들 없는 사람을 외톨이라 하고, 어려서 아비 없는 자를 고아라고 합니다. 이 네 가지 사람들은 천하에 곤궁한 사람들이라 호소할 데가 없습니다.” 맹자(허경진 역), 맹자(청아출판사, 2014), 전자책 13%. 그러니 임금이 잘 보살펴야 한다는 맹자의 조언입니다. 빅토르 위고는 레미제라블에서 주인공 장발장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그는 인간 사회에서 무거운 고통을 짊어지고 가는 여자들이나 가난한 이들에게 늘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장발장의 입을 빌려서 이렇게 말합니다. 여자와 어린이, 하인과 약자, 가난하고 무지한 이의 잘못은 모두 남편과 부모, 주인과 강자, 부자와 학자의 잘못이다.” 빅토르 위고(베스트트랜스 역), 레미제라블1-5(5)(미르북컴퍼니, 2012), 전자책 1%. 여자가 혼자 힘겹게 살아가는 것은 남편의 잘못이고, 아이를 고아고 만드는 것은 부모들의 잘못이고, 일꾼들이 가난하게 사는 것은 주인 잘못이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갈 몫을 빼앗아서 자기들만 배불리는 것은 부자의 잘못이고, 이런 부조리한 사회를 못 본 체하는 것은 학자들의 잘못이라는 말입니다.

 

상아 젓가락

 

가난한 사람들은 이렇게 고생을 하며 사는 한편, 권력을 가진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사치스럽게 삽니다. 옛날 중국 은()나라의 주() 임금이 왕위에 오르자 상아로 젓가락을 만들어 썼습니다. 상아라는 게 코끼리 이빨(송곳니) 아닙니까? 지금도 가격이 엄청나게 비싼 물건인데, 옛날에는 더했겠지요. 이것을 보고 기자(箕子)가 탄식하며 말했습니다. ! 은나라가 망하겠구나! 왕께서 상아 젓가락을 쓰시면, 분명 질그릇에 밥을 담아 드시려 하지 않고 옥그릇을 만들라 하실 것이다. 상아 젓가락과 옥그릇을 쓰시면, 거친 밥과 나물국을 드시려 하지 않고 연한 고기와 향기로운 술을 내오라 하실 것이다. 연한 고기와 향기로운 술을 드시면, 무명옷과 초옥(草屋)을 싫어하시면서 아홉 겹 비단옷과 넓은 궁을 지으라 하실 것이다. 이렇게 되면 천하 백성들을 쥐어짜 거둬들여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이제 나라 밖의 진귀한 보물과 거대한 궁궐, 호화로운 수레와 말이 모두 왕에게로 모여들 것이다. 그 말로가 걱정스럽구나!” 풍몽룡(홍성민 역), 지경(智經)(청림출판, 2003), 77. 실제로 얼마 후 주 임금은 이와 비슷한 행각을 벌였고, 결국 백성들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은나라는 망했고, 주 임금은 처단 당했습니다. 젓가락은 음식을 집을 수 있으면 족합니다. 그릇은 음식을 담을 수 있으면 족합니다. 음식은 영양을 공급할 수 있으면 족합니다. 옷은 추위를 피할 수 있으면 족합니다. 집은 편히 쉴 수 있으면 족합니다. 여기서 더 나가면 사치가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굴뚝 보는 즐거움

 

요즘 신문이나 방송에 김영란 법말이 많이 나오는데, 이게 공직자나 기자한테 3만 원 이상 밥을 못 사주게 하는 법 아닙니까? 선물은 5만원, 경조비는 10만원을 넘으면 안 됩니다. 기자들이 틈만 나면 김영란 법 때문에 농민들이 피해를 보네, 경기가 안 좋네, 하면서 떠듭니다. ‘부정청탁금지법이라는 이름도 안 쓰고 김영란 법이래요. 그런 뉴스 보시면, 아 저 사람들이 요즘 비싼 밥을 못 얻어먹어서 매우 아쉬운 모양이구나,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빅토르 위고의 말처럼, 정치하는 사람들이 자기 잘못을 알아야 됩니다. 부자들은 자기가 잘나서 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됩니다. 기자들도 사심을 버려야 됩니다. 학자들도 양심을 지켜야 됩니다. 옛날 고을의 훌륭한 원님들은 저녁이 되면 뒷동산에 올라갔답니다. 왜요? 자기가 다스리는 동네에서 어느 집 굴뚝에 연기가 안 나는가, 살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굴뚝에서 연기가 안 난다는 것은 양식이 없어서 밥을 못 짓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집집마다 빠짐없이 연기가 피어오르면 그것처럼 기쁜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탐관오리들은 어떻습니까? 백성들 집 굴뚝에서 연기 피어오르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재물 긁어모으는 데만 혈안입니다. 세상 참 불공평하지요? 부자들은 재물에 파묻혀서 못 살고, 서민들은 땟거리가 없어서 못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가르쳐주셨습니다. 날마다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내려 주십시오”(누가복음서 11:3). 너무 많아도 안 되고 너무 모자라도 안 됩니다. 오늘 필요한 양식을 얻을 수 있으면 그것이 최상입니다. 그런데 그게 어렵지요. 예수님만 그러신 것이 아닙니다. 잠언에도 비슷한 기도가 있습니다. 허위와 거짓말을 저에게서 멀리하여 주시고, 저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시고, 오직 저에게 필요한 양식만을 주십시오”(잠언 30:8).

 

맺는 이야기

 

자동차에는 가속장치와 제동장치가 있습니다. 둘 가운데서 하나라도 문제가 있으면 안 됩니다. 둘 다 모두 말을 잘 들어야 됩니다. 사람의 삶도 똑 같습니다. 적절한 속도로 안전운행을 해야 사고가 나지 않습니다. 돈 많은 것, 결코 행복한 일이 아닙니다. 돈 없는 것도 비참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 이게 사람의 힘으로 잘 안 됩니다. 하나님께서 조절해주셔야 해요. 재산이 너무 많아서 하나님 두려운 줄 모르고 살지도 않고, 재산이 너무 없어서 남에게 피해를 주며 살지도 않고, 적절한 은총을 받아서 하나님의 자녀로서 품위를 유지하면서 멋지게 사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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