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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값

by 마을지기 posted Mar 1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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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이사야서 61:1-2
설교일 2018-03-11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성서 본문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니, 주 하나님의 영이 나에게 임하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셔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상한 마음을 싸매어 주고, 포로에게 자유를 선포하고, 갇힌 사람에게 석방을 선언하고, 주님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보복의 날을 선언하고, 모든 슬퍼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게 하셨다.

 

이사야서 61:1-2

 

들어가는 이야기

 

지난 주간에 큰 뉴스들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감돌고 있어서 기쁩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 그리고 여러분에게 큰 복을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가난한 상태를 표현할 때 우리는 쌀 한 톨 안 남았다!”라고 하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은 기름 한 방울 안 남았다!”라고 합니다. 그들에게는 기름이 생활필수품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마리아가 그 귀한 기름을 예수님의 발에다가 부었다가 핀잔을 들은 일도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일상생활에서 기름을 낭비하는 것을 굉장히 경계했습니다. 그런데 기름을 아낌없이 쏟아 붓는 일이 있었습니다. 왕을 임명할 때, 제사장을 임직할 때, 그리고 예언자를 지명할 때였습니다. 이때 그들은 금 같이 값비싼 기름을 부었습니다. 부은 기름은 회수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도 부었습니다. 그만큼 하나님 앞에서 고귀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구약 시대에는 특별한 사람들만이 제사장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베드로전서에 보면, 일반 신도들을 보고 왕과 같은 제사장이라고 했습니다. 비록 옛날처럼 실제로 기름을 붓지는 않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들은 모두 제사장과 같다는 말입니다. 예수를 믿기로 작정하고 세례를 받는 순간 그 사람은 제사장과 같은 기름 부음을 받은 사람이 됩니다. 그렇다면 기름 값을 해야지요.

 

하나님께서 정하신 사람에게!

 

예수님께서 광야로 나가서 여러 날 동안 기도를 하시고 악마의 시험까지 물리치신 후 고향으로 돌아오셨습니다. 먼저 회당으로 가셨습니다. 하나님의 아들로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려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때 예수님은 이사야의 글을 읽으셨습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니, 주 하나님의 영이 나에게 임하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셔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상한 마음을 싸매어 주고, 포로에게 자유를 선포하고, 갇힌 사람에게 석방을 선언하고, 주님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보복의 날을 선언하고, 모든 슬퍼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게 하셨다.” 예수님께서 하셔야 할 일들이 여러 가지 나열되어 있는데, 이게 다 제사장이 해야 할 일입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야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은 외면하고 부자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기를 좋아합니다. 상한 마음을 싸매어주기보다는 이미 흡족한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합니다. 갇힌 사람들을 풀어주기 위해서 힘써야 하는데 오히려 자유를 누리다가 못해 방종을 일삼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려고 혈안입니다. 부자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에게, 교만한 권력자가 아니라 마음 상한 사람에게, 힘으로 남을 짓누르는 사람이 아니라 무전유죄의 법 때문에 갇혀서 사는 사람에게 여러분이 빚진 기름 값을 갚아야 합니다. 빚을 진 사람은 돈을 아무나에게 갚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빚진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께서 지명하는 상대에게 기름 값을 지불해야 됩니다.

 

상대가 원하는 시간에!

 

일본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 하나 하겠습니다. 중세 일본에 도시이에라는 고관이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오마쓰라고 하는 부인이 있었는데, 이 부인은 남편이 약사발을 집어들 때까지는 말을 걸지 않았습니다. 약 한 모금을 마시기 전에 말을 거는 것은 남편을 거역하는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약을 한 모금 마시고 나서는 반드시 말을 걸었습니다. 그때도 말을 걸지 않는 것은 남편의 고독을 방관하는 쌀쌀한 아내가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야마오카 소하치(박재희 등 역), 대망 8 도쿠가와 이에야스(동서문화사, 2012), 전자책 512/1718. 옛날이야기이기 때문에 남자가 주인공입니다만, 남자와 여자를 바꾸어도 상황은 같습니다. 아내가 바쁘게 무엇을 하려고 하는데 말을 걸면 주책없는 사람이 됩니다. 열심히 일을 다 마쳤는데도 말을 걸지 않으면 아내의 고독을 방관하는 남자가 됩니다. 때를, 곧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공자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군자를 모시는 일에 세 가지 허물이 있다. 어른의 말씀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말을 하는 것을 조급함이라 한다. 어른의 말씀이 다 끝났는데도 입을 닫고 있는 것을 답답함이라 한다. 어른의 안색도 살피지 않고 말을 하는 것을 눈치 없음이라 한다.” 전대환, 공자제곱(이야기마을, 2017), 367. 때를 맞추어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조급한 사람이 됩니다. 답답한 사람이 됩니다. 눈치 없는 사람이 됩니다. 배부른 사람에게는 밥을 줄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 때문에 시달리는 사람에게는 자꾸 사람을 데리고 가면 안 됩니다. 물이 흠뻑 젖어 있는 화분에 물을 주는 것은 미련한 짓입니다. 하나님께서 지명하신 사람들이, “제가 지금 급해요. 기름 값 좀 주세요!” 할 때 즉시 달려가서 지불해야 됩니다.

 

언제나 준비된 자세로!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지요. 누가복음서 6:30입니다. 너에게 달라는 사람에게는 주고, 네 것을 가져가는 사람에게서 도로 찾으려고 하지 말아라.” 이 말씀은 생뚱맞게, 뜬금없이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누가 여러분에게 무엇을 부탁하는 것은 여러분의 것을 나누어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빚 갚으라고 온 사람으로 알아들어라, 그런 말씀입니다. 당연히 어렵지요. 부탁을 못 들어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그의 부탁을 안 들어주는 것은 나의 권리가 아닙니다. 빚진 내가 책무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대단히 미안스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권리라고 생각하고 거절하는 것과, 미안한 마음으로 못 들어주는 것은 다릅니다. 그리고요,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무엇을 요구하는 것은 대부분 들어줄 만한 일들입니다. 사람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실패할 것 같은 사람에게는 부탁 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요청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거절하는 것은 빚 갚을 찬스를 놓치는 일입니다. 어지간하면 들어주려고 해야 됩니다. 사이토 시게타(안희탁 역), 마음이 평온해지는 100가지 처방전(지식여행, 2003), 43쪽 참고. 글 쓰는 것이 직업인 사람에게 수학 문제를 풀어달라고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배관 수리공을 찾아가서 이빨 고쳐달라고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누군가를 찾아가서 무엇을 부탁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그 일을 해낼 수 있으리라고 확실히 믿고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누가 여러분에게 와서 무슨 부탁을 한다면 그것은 은혜를 베풀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기름 값 받으러 왔다고 생각해야 됩니다. 그가 가난한 사람이라면 말이지요.

 

맺는 이야기

 

저는 오늘 세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기름 부음을 받은 사람은 한평생 기름 값을 갚아야 하는데, 첫째, 하나님께서 지명한 사람에게 갚으라는 것이고, 둘째, 상대가 원하는 때에 갚으라는 것이고, 셋째, 언제든지 기름 값을 갚을 준비를 하고 있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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