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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을 깨끗하게 만드는 제물

by 마을지기 posted Mar 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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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히브리서 9:13-14
설교일 2018-03-18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성서 본문

 

염소나 황소의 피와 암송아지의 재를 더러워진 사람들에게 뿌려도, 그 육체가 깨끗하여져서, 그들이 거룩하게 되거든, 하물며 영원한 성령을 힘입어 자기 몸을 흠 없는 제물로 삼아 하나님께 바치신 그리스도의 피야말로, 더욱더 우리들의 양심을 깨끗하게 해서, 우리로 하여금 죽은 행실에서 떠나서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게 하지 않겠습니까?

 

히브리서 9:13-14

 

들어가는 이야기

 

혹독하게 추웠던 한겨울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새 춘분이 코앞입니다. 밤과 낮의 균형이 딱 맞는 좋은 계절입니다. 여러분에게 이렇게 멋진 세상을 준비해주시느라고, 하나님께서는 온갖 노고와 고행을 아끼지 않으십니다. 자식들의 안녕을 위하여 자신들을 희생하는 부모의 사랑이 이와 같을 것입니다. 오늘도 주님의 집을 찾아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생명의 말씀과 거룩한 교제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내리시는 놀라운 은혜를 흡족하게 누리시기를 축복합니다.

 

가야바의 생각

 

예수님께서는 공생애 기간 동안 수많은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지체장애인을 걷게 하셨고, 시각장애인의 눈을 뜨게 하셨고, 청각장애인의 귀를 열어주셨습니다. 악마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서 귀신을 쫓아주기도 하셨습니다. 모두 대단한 기적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백미(白眉)는 죽은 나사로를 살리신 일일 것입니다. 병든 것을 고쳐주신 정도가 아니라 죽은 사람을 살려 내셨으니 말이지요.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예수님께서 하셨습니다. 온 백성이 예수님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도 요즘처럼 여론조사를 해보았다면 예수님에 대한 지지도가 고공행진을 했을 것입니다. 집권자들이 긴장했습니다. ‘이러다가 정권 무너지는 것 아니야?’ 로마의 식민지인지라, 유대인에게 정치권력은 없었지만, 종교권력은 그대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제사장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비상 의회를 소집했습니다. 그들은 이런 걱정을 했습니다. 예수의 인기가 저렇게 높으니, 민란이 일어나지 않을까, 로마 사람들이 불편해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자리도 위태롭다, 저거 제거해야겠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시던 해의 대제사장은 가야바였습니다. 가야바가 말했습니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어서 민족 전체가 망하지 않는 것이 [] 유익하다”(요한복음서 11:50). 그들은 그날부터 예수님을 살해하려고 모의했습니다. 한 사람이 죽어서 나라를 살린다? 옳습니다. 그런 일은 역사에도 많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순신을 비롯한 수많은 순국선열들이 있었지요. 예수님도 자신을 희생하심으로써 나라를 살리셨습니다. 예수님과 순국선열이 다른 점은, 예수님은 한 나라가 아니라 온 세상을 살리셨다는 것입니다. 또한 육신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살리셨다는 것입니다. 가야바가 왜 못된 인물인지 아십니까? 한 몸을 희생해서 나라를 살리려면 제 몸을 희생할 일이지, 죄 없는 남을 지목하다니요? ‘나라를 위해서 네가 좀 죽어줘야겠다!’ 그거지요. 이 사람은 나중에 예수님께서 재판을 받으실 때, 죄가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예수님을 빌라도에게 넘겨주었습니다.

 

희생양

 

어쨌든 예수님은 희생제물이 될 처지가 됐습니다. 레위기 16:6에서 하나님께서 이렇게 지시하셨습니다. 아론은 자신을 속하는 속죄제물로 수소를 바쳐, 자기와 자기 집안의 죄를 속하여야 한다.” 아론과 그 자손들이 제사장으로서 임무를 수행할 때 자기들의 죄를 먼저 속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때의 희생제물은 수소였습니다. 소를 잡아서 죄를 대신 씻는 일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고대 중국에도 있었습니다. 장자(莊子)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중국 초나라의 위왕(威王)은 장주(莊周, 장자의 본명)가 현인이라는 말을 듣고, 사자에게 후한 예물을 들려 보내서, 그를 재상으로 삼으려고 했습니다. 장주는 웃으면서 사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재상은 존귀한 자리요. 그대는 교제(郊祭)를 지낼 때 희생으로 바쳐지는 소를 보지 못했소? 그 소는 여러 해 동안 잘 먹다가 수놓은 옷을 입고 결국 태묘(太廟)로 끌려 들어가오. 그때 작은 돼지가 되고자 한들 과연 그리 될 수 있겠소? 그대는 빨리 돌아가 나를 더 이상 욕되게 하지 마시오. 나는 차라리 더러운 시궁창에서 노닐며 즐거워할지언정 나라를 가진 제후들에게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오. 죽을 때까지 벼슬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즐겁게 살고 싶소.” 사마천(신동준 역), 사기열전1(史記列傳1)(도서출판 학오재, 2015), 전자책 81/2313. 그 당시, 희생 제물로 바쳐진 소는 죽기 전까지 호강을 했던 모양입니다. 장자는 아무리 호강을 하더라도 희생 제물이 되는 것은 싫다고 딱 잘라버렸습니다. 여기서 보듯이, 남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희생하더라도 소처럼 폼이나 좀 잡으면서 죽으면 그나마 덜 억울할지도 모르는데, 예수님을 소에 비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을 에 비유합니다. 예수님은 희생양이였습니다. 그래서 사전에도 희생양이라는 말은 실려 있지만 희생소라는 표제어는 없습니다.

 

예수님의 길

 

이처럼 예수님은 죽음의 순간에 이르러서도 별 볼 일 없는 존재로 취급되었습니다. 소도 아니고, 양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들이 그냥 하는 말이고요, 실제로 예수님은 아무것도, 소도 양도 잡지 않았습니다. 부자들은 소를 희생 제물로 썼습니다. 일반 백성들도, 소는 못 잡아도 양은 잡았습니다. 그것도 안 되면 비둘기라도 잡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소도 아니고 양도 아니고 비둘기도 아니고 자신의 몸을 바쳤습니다. 이러니, 그게 얼마나 귀한 제물입니까? 히브리서 9:13-14 말씀을 봅시다. 염소나 황소의 피와 암송아지의 재를 더러워진 사람들에게 뿌려도, 그 육체가 깨끗하여져서, 그들이 거룩하게 되거든, 하물며 영원한 성령을 힘입어 자기 몸을 흠 없는 제물로 삼아 하나님께 바치신 그리스도의 피야말로, 더욱더 우리들의 양심을 깨끗하게 해서, 우리로 하여금 죽은 행실에서 떠나서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게 하지 않겠습니까?” 소나 염소나 양을 잡아서 제물로 삼아도 사람이 깨끗해지는데, 예수님의 귀한 몸을 산 제물로 드렸으니 얼마나 큰 은혜인가, 그 말입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예수님을 가리켜서 우리의 양심까지 깨끗하게 만드는 제물이라고 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재판을 받고 독약을 받을 때 이런 말을 했습니다. , 이제 떠날 시간입니다. 나는 죽기 위해, 여러분은 살기 위해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그러나 우리들 중 누가 더 나은 쪽으로 갈 것인지는 신밖에 모를 것입니다.” 플라톤(권혁 역), 소크라테스의 변명 외(돋을새김, 2015), 전자책 109/449. 앞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가야바의 생각과 예수님의 생각은, 겉 표현은 같습니다. ‘한 사람의 희생으로 민족을 살린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생명이 끝나는 날, 가야바는 살기 위해예수님을 십자가로 떠다밀었고, 예수님은 죽기 위해십자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셨습니다. 그러나 살려고 했던 가야바는 죽었고, 죽으려고 했던 예수님은 사셨습니다. 스스로 부활하셨을 뿐만 아니라 온 인류를 살리셨습니다. 인류의 육신과 영혼을 살리셨을 뿐만 아니라 양심까지 일깨우셨습니다.

 

맺는 이야기

 

그때나 지금이나, 예수님 같은 사람이 아니라 가야바 같은 사람이 출세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가야바는 죽이시고 예수님은 살리십니다. 제 한 몸 살려고 예수님을 사지(死地)로 내몰았던 가야바가 아니라, 내 한 몸을 제물로 바쳐서 사람들의 양심까지 살려낸 예수님의 길을 따르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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