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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임금님을 아꼈습니다!”

by 마을지기 posted Jul 0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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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사무엘기상 24:16-17
설교일 2018-07-08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성서 본문

 

다윗이 말을 끝마치자, 사울은 나의 아들 다윗아, 이것이 정말 너의 목소리냐?” 하고 말하면서, 목놓아 울었다. 사울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나는 너를 괴롭혔는데, 너는 내게 이렇게 잘 해주었으니, 네가 나보다 의로운 사람이다.

 

사무엘기상 24:16-17

 

들어가는 이야기

 

여름 같지 않은 시원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제가 소서(小暑)였으니 이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것입니다. 건강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겠지요. 오늘도 하나님의 집을 찾아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하나님을 만남으로써 여러분의 몸과 마음과 영혼이 더욱 건강해지기를, 여러분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지기를, 그럼으로써 여러분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가족과 이웃까지 행복해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사울과 다윗의 악연

 

오늘 이야기의 제목을 나는 임금님을 아꼈습니다!”라고 붙였는데요, 이것은 다윗의 말입니다. 젊은 시절에 다윗은, 죽지 않으려고 사울 왕을 피해 다녔습니다. 사실 다윗은 사울이 발탁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백성들 사이에서 다윗의 인기가 높아지는 거예요. 자기는 뒷전으로 밀려나는 느낌이었습니다. 당연히 화가 났지요. 저놈을 죽여야겠다, 그런 생각으로 기회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이날도 사울은 군사 삼천 명을 뽑아 거느리고, ‘다윗 일당을 잡으러 나갔습니다. 사울이 갑자기 똥이 마려웠습니다. 임금 체면에 아무데서나 일을 볼 수는 없잖아요. 마침 근처에 동굴이 하나 있어서 그리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운명입니까? 그 동굴은 다윗과 그의 부하들이 숨어 있는 곳이었습니다. 다윗의 부하들이 말했습니다. “장군, 때가 왔습니다. 바로 지금입니다. 사울을 죽입시다!” 다윗이 소리 없이 사울에게 접근했습니다. 칼을 내려치기만 하면 사울을 죽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사울의 옷깃만 살짝 잘랐습니다. “안 되겠다. 나는 임금을 죽일 수 없다. 그분은 하나님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왕이다. 내 양심이 허락지 않는다.” 그러면서 부하들에게도 사울을 건드리지 말라고 단단히 일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울은 일을 다 보고 동굴에서 나갔습니다. 다윗도 따라 나갔습니다. 거리가 20m쯤 떨어졌을까요? 다윗은 사울의 뒤에다 대고 외쳤습니다. “임금님, 임금님!” 사울이 뒤를 돌아다보자 다윗은 땅에 엎드려 절을 했습니다. “임금님은 어찌하여 제가 임금님을 해치려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보십시오, 주님께서는 오늘 저 굴 속에서 임금님을 저의 손에 넘겨주셨습니다. 부하들은 임금님을 살려 보내지 말라고 했지만, 저는 임금님을 아꼈습니다. 임금님을 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임금님은 주님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지금 내가 들고 있는 임금님의 겉옷자락을 보십시오. 저는 이 옷자락만 자르고, 임금님께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임금님은 어찌하여 저를 죽이려고, 찾아다니십니까?”

 

왕에 대한 예의

 

그러자 사울이 울면서 말했습니다. “나의 아들 다윗아, 이것이 정말 너의 목소리냐? 나는 너를 괴롭혔는데, 너는 내게 이렇게 잘 해주었으니, 네가 나보다 의로운 사람이다. 도대체 누가 제 원수를 붙잡고서도 무사히 놓아 보내겠느냐? 나도 분명히 안다. 너는 틀림없이 왕이 될 것이고, 이스라엘 나라가 네 손에서 굳게 설 것이다. 너는 이제 내게 맹세해라. 내 자손을 죽이지 않겠다고, 내 이름을 족보에서 지워 버리지 않겠다고, 내게 맹세해라.” 다윗이 맹세했습니다. 사울은 왕궁으로, 다윗과 그의 부하들은 산으로 갔습니다. 중국 춘추시대 진()나라에 극지(郤至)라고 하는 장수가 있었습니다. 진나라와 초나라가 전쟁을 할 때였습니다. 극지는 초군을 맹렬하게 뒤쫓았습니다. 그는 세 번이나 초공왕과 근위병들을 만났지만 초공왕의 얼굴이 보이면 반드시 병거에서 내려 투구를 벗고 인사를 한 뒤에 바람처럼 달아났습니다. 극지는 전쟁 중이라도 상대국의 왕을 해치지 않는 것을 예의로 알고 있었습니다. 초나라 왕은 공윤 양에게 붉은색 활을 주면서 말했습니다. “교전 중에 홍의전포를 입은 진군 장수가 나를 만나면 바람처럼 피하여 달아났다. 그는 참으로 군자다. 난전 중에 상처라도 입지 않았는지 과인이 근심이 되는구나. 이것을 그에게 전하라.” 극지는 초나라 사자가 와서 전하는 말을 듣자 투구를 벗고 절을 했습니다. “저는 저희 임금의 군무를 맡고 있는지라 감히 명령을 받들 수가 없습니다. 저는 무사합니다. 임금님께 감사의 뜻만 전해주십시오.” 극지는 사자에게 절을 올렸습니다. 사자가 돌아와서 그대로 보고했습니다. 초공왕은 탄식하면서 말했습니다. “극씨들이 진나라에 있는 한 우리가 진나라를 쳐서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이수광, 열국지 5(삼성당, 2008), 전자책 405/558. 전쟁 중이라면, 무조건 적을 죽여야 이깁니다. 상대국의 왕을 죽일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기회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극지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적이지만 왕은 죽이지 않겠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옛날에는 왕이 절대적인 존재였습니다.

 

왕과 같은 제사장

 

이순신의 난중일기에 보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1597(정유년) 1117(음력) 일기입니다. “비가 왔다. 양 경리의 차관이 소유문(招諭文, 적이나 적에게 붙었던 사람들을 용서하는 문서)과 면사첩(免死帖, 사형을 면해 주는 문서)을 가지고 왔다.” 이순신, 난중일기(돋을새김, 2015), 전자책 691/802. 이순신의 일기를 보면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몇 페이지씩 길게 씁니다. 막내아들이 죽었을 때도 그랬습니다. 이날도 매우 중요한 날이었습니다. 그동안 죄 없이 옥살이를 하고 관직도 박탈되어 백의종군하는 신세였지만, 정식으로 임금의 통보를 받은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일기는 단 두 줄이었습니다. 면사첩에는 면사’(免死)라고 단 두 글자만 적혀 있었습니다. 죄가 없다는 것도 아니고, 죄를 사면해 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다만 죽이지는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김훈, 칼의 노래 1(생각의 나무, 2001), 139-140. 이순신 장군이, 자기를 모함한 원균에 대해서는, 좀 점잖게 표현하기는 했지만, 욕을 바가지로 합니다. 그러나 임금에 대해서는 일언반구가 없습니다. 그저 면사첩을 받았다!’ 그 한 마디뿐이었습니다. 미련하고 멍청한 임금이 죄도 없는 사람을 그렇게 고생시켰는데 왜 욕하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나 이순신의 글 어디에도 임금에 대한 불만은 없습니다. 때마다 망궐례(望闕禮)를 올리며 임금에 대한 예를 갖추었습니다. 왜냐고요? 왕이기 때문이지요. 왕이란 이렇게 존귀한 존재입니다. 베드로전서 2:9에서 성경은 성도들을 가리켜서 여러분은 택하심을 받은 족속이요, 왕과 같은 제사장들이라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오신 이후로는, 왕궁에서 왕관을 쓰고 있는 사람들만 왕이 아니라, 하나님의 모든 백성이 왕이라는 것입니다. 놀랍습니다. 폭탄선언입니다. 다윗은 자기를 죽이려고 하는 사울 임금을 극진히 존중했습니다. 진나라 장수 극지는, 전쟁터에서 남의 나라 임금에게까지 예를 표했습니다. 이순신은, 선조 임금이 한없이 미웠겠지만 꿈속에서도 존경심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이 사람들이 왜 그랬을까요? 상대가 임금이었기 때문입니다.

 

맺는 이야기

 

이제는 모든 사람이 임금입니다. 저도, 여러분도, 길 가는 사람들도 다 왕입니다. 모든 사람을 주님 섬기듯이, 임금 섬기듯이, 극진히 섬기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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