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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사람의 변신

by 마을지기 posted Nov 2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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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로마서 12:2
설교일 2018-11-25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성서 본문

 

여러분은 이 시대의 풍조를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완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도록 하십시오.

로마서 12:2

 

들어가는 이야기

 

연말이 코앞입니다. 사람은 앞모습보다 뒷모습이 더 깔끔해야 한다고 하지요. 언제나 뒤처리를 잘해야 됩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하나님의 집을 찾아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이번 한 해도 마무리를 잘 해서, 하나님으로부터도 사람으로부터도 귀히 여김을 받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혹시 집에 금붙이 많이 가지고 계십니까? 최근 금 시세를 보니까 순금(24k) 한 돈(3.75g)20만 원쯤 합디다. 비싸지요. 옛날에도 금값이고 지금도 금값입니다. 비쌉니다. 그런데 금이 왜 이렇게 비쌀까요? 변함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금으로 된 물건들은 몇 천 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습니다.

 

변치 않음의 덕

 

사람도, 오랫동안 변함이 없어야 믿음직한 사람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변하는 사람은 믿을 수 없습니다. 구약성경에 보면 사람들이 하나님을 칭송할 때마다 나오는 말이 변함없는 분’ ‘한결같은 분이라는 표현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죽 끓듯 하지만 하나님은 다르다, 그거지요.

 

논어에 보면 공자께서 제자들을 평가하는 장면이 몇 차례 나오는데, 65절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안회(顔回)로 말하자면, 이 사람의 마음은 석 달이 지나도록 인()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하루 또는 기껏해야 할 달 정도만 인()을 생각하고 이내 잊어버린다.” ’()을 배우면, 다른 사람들은 금방 잊어버리지만, 안회는 석 달이 지나도록 유지하고 있으니 훌륭한 사람이 아니냐, 그런 칭찬이지요. 여기서 ’()인자하다’ ‘점잖다처럼 단순하게 해석하면 안 됩니다. 한자를 보면 사람 ’() 자가 두 개잖아요? 사람이 사람답다, 그런 뜻입니다.

 

을 가진 사람의 특징은 무엇인가, 공자는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논어 12-3). ()을 가진 사람은 입이 무겁다.” 누구를 막론하고 말을 뱉고, 그 말대로 실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자기 말을 철저하게 지키는 사람은 입이 무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입이 무거운 사람은 인품도 무겁습니다. 변하지 않는다는 것, 한결같다는 것, 그렇게 살기가 쉽지는 않지만, 우리가 반드시 가져야 한 귀한 덕목입니다.

 

원로 가톨릭 성직자 가운데 함세웅 신부라고 있습니다. 이분이 신부가 되겠다고 했을 때 어머니는 몹시 괴로웠습니다. 외아들이었거든요. 손자 한번 못 안아보고 죽어야 하니 얼마나 눈물 나는 일입니까? 당신 자신이 가톨릭 신자였기 때문에 대놓고 반대할 수는 없고, 속으로만 빌었습니다. ‘저 놈 마음이 제발 바뀌기를!’

 

끝까지 간직해야 할 것

 

그러나 어머니의 소원은 물 건너갔습니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드디어 사제 서품예식 날이 되었습니다. 미사를 드리는 내내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면서 기도를 했습니다. 예식이 끝나고 어머니는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래, 한 번 택한 길, 변함이 있어서야 되겠느냐? 오늘부터는 다른 걱정이 생겼다. 네가 중도에 마음을 바꿀까봐 걱정이 되는구나. 네가 택한 그 사제의 길을 충실히 걷도록 기도하마!” 이어령외20, 어머니(자유문학사, 1996), 248-249지금까지는 아들이 사제가 되는 길을 포기하기를 빌었지만, 이제는 그 마음이 바뀌지 않도록 기도한다는 것입니다.

 

한 번 들어선 길을 바꾸지 않고 끝까지 간다는 것!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공자님도, 사람은 무거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을 굳건히 간직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은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고, ‘’()은 자기가 한 말은 끝까지 지키라는 뜻입니다. 일관성 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지요. 임금을 잘 섬기는 신하를 충신’(忠臣)이라고 합니다. 충신, 그러면 우리는 말 잘 듣는 신하를 생각하지만, 그건 충신이 아닙니다.

 

명심보감에는 충신에 대한 정의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도끼에 맞아 죽더라도 바르게 간하고, 가마솥에 넣어져 죽더라도 바른 말을 다한다면, 이를 충신이라고 한다.” 최준하 역해 편, 명심보감(明心寶鑑)(청아출판사, 2014), 267. 말 잘 듣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자기 소신을 버리지 않는 것이 입니다.

 

예수님께서 붙잡히셨을 때, 남자들은 모두 꼬리를 감추었습니다. 가까이 간 사람들도 자기 신분을 속이고 멀찍이서 지켜보았습니다. 그러나 여자들은 달랐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동안 눈물을 흘리며 따라갔습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실 때도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빈 무덤을 찾아간 것도 그들이었습니다. 변함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변치 않기 위한 변신

 

변치 않고 한결같이 사는 건 좋은데, 과연 사람이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사람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그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자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논어 1-8). 잘못을 저질렀으면 고치는 것을 주저하지 마라”(過則勿憚改). 자동차를 몰고 서울엘 가는데, 어쩌다 보니 길을 잘못 들었어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잘못됐다는 것을 발견하는 즉시 고쳐야 됩니다. 공자님의 제자인 자공(子貢)이 말했습니다(논어 19-21). 군자도 잘못을 저지른다. 언제나 밥 먹듯이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지만 그 잘못을 뉘우치고 고치면 사람들이 그를 다시 보게 된다.”

 

옛날 중국 춘추시대 진()나라에 영공(靈公)이란 임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순이라는 재상이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임금은 사치를 좋아하는데 재상이 번번이 말리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서예라는 자객을 시켜서 재상을 암살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서예는 임금의 명을 받들어 이른 새벽에 조순의 집으로 숨어 들어갔습니다. 대문을 지나 중문에 이르자 대청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습니다. 당상에는 조순이 단정하게 앉아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분이 날도 밝기 전에 일어나서 나라 일을 보고 있구나. 이렇게 훌륭한 재상을 죽인다면 누가 나라를 위해 일을 하겠는가.’ 서예는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쳐서 집을 나왔습니다. ‘나라를 위해 애를 쓰는 대신을 죽이는 것은 충()이 아니다. 그렇다고 군명(君命)을 어기는 것은 신()이 아니다. 충과 신을 다 지키지 못하니 참으로 불행한 일이로다.’ 서예는 탄식을 한 뒤에 대문 앞에서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안에 사람이 있으니 들으시오! 나는 서예라는 사람이오. 군명을 받고 재상을 죽이러 왔지만 차마 어진 재상을 죽일 수 없어 스스로 죽고자 하오. 자객이 또 올지 모르니 재상은 각별히 조심하시오!” 그러고는 옆에 있던 기둥에 머리를 크게 부딪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수광, 열국지 4(삼성당, 2008), 전자책 442/561.

 

맺는 이야기

 

바울이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전부터도 변함없는, 충직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자기 길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주저하지 않고 즉시 고쳤습니다.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의 모범적인 사례입니다. 그런 바울이 당부합니다. ‘여러분은 이 시대의 풍조를 본받지 말고, 마음으로 새롭게 변화시키십시오!’

 

저는 여러분이 고집스러울 정도로 무겁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저나 여러분이나 잘못을 깨달았을 때는 즉시 인정하고 고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뒷수습을 해주십니다. 곧 정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도록 조치해 주십니다. 이런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영원토록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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