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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누가복음서 14:26-27 
설교일 2019-02-24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기념주일 
사용처 1. 20190226 화 구미YMCA. 

성서 본문

 

누구든지 내게로 오는 사람은,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나, 아내나 자식이나, 형제나 자매뿐만 아니라,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도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누가복음서 14:26-27

 

들어가는 이야기

 

우리는 예수님을 일컬어서 사랑의 주님이라고 부릅니다.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가르치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누가복음서의 말씀을 보니까 뭔가를 미워하라고 하십니다. 무엇을 미워해야 할까, 봤더니 그 대상이 놀랍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형제자매를 미워하라고 하십니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도 미워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당신의 제자가 될 수 없다고 단정하십니다. 이거 어떻게 합니까? 오늘은 이 문제를 풀어보겠습니다. 이런 어려운 문제를 주시는 예수님이지만, 여전히 그분을 사랑하시는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오늘도 예수님 안에서 여러분 모두가 행복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기미년 31

 

올해는 삼일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백 년 전, 우리 조상들은 세계 역사에 빛나는 어마어마한 일을 해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제2대 대통령을 지낸 백암(白岩) 박은식 선생(1859-1925)의 증언을 통해서 그때의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한국독립운동혈사 서언(韓國獨立運動血史 緖言)>이라는 글에 나오는 내용을 토씨만 조금 바꾸어서 읽어보겠습니다.

 

기미(己未) 31, 우리의 태극기가 갑자기 하늘에 휘날리면서 해와 달과 빛을 다투었고, 독립만세의 소리는 천지를 진동시켰다. 남녀노유(男女老幼)의 유혈(流血)이 가득 뿌려졌으나, 용기는 더욱 분발되었고 더욱 장렬해졌다. 국내ㆍ외에서, 보잘것없는 마을과 궁벽한 시골에서, 우리는 모두 같은 소리를 외쳤으며, 앞을 다투어 목숨을 바쳤다. 충성스럽고 신의에 찬 모든 독립운동자들의 손에는 촌철(寸鐵)마저 갖지 않았다. 이때 저들은 군경을 크게 동원하여 살육을 자행했고, 총검으로 풀 베듯 쏘고 찔렀으며, 촌락과 교회당을 불살라서, 뼈만 쌓였고, 즐비한 가옥은 재로 변했다. 사상자는 수만에 이르렀고, 투옥되어 형()을 받은 자는 6만여 명이나 되었다. 하늘과 해가 암담했고, 초목조차 슬피 울었지만, 우리 민족의 의로운 혈기는 조금도 멈출 줄 몰랐다. 각국의 여론은 모두 하나같이 격앙되어 저들의 만행과 폭력을 세계에 철저히 밝혀 놓았다. 박은식(朴殷植), <한국독립운동혈사서언(韓國獨立運動血史緖言)>에서. 최치원 등, 한국의 고전 명문선(범우사, 2015), 전자책 398/448.

 

불의에 항거한 일은 세계 도처에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삼일운동이 특별한 것은, 사상자가 수만이나 되는 거사 속에서도 쇳조각 하나도 손에 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나라 빼앗은 강도인 일본에 맨몸으로 맞선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야말로 예수님이 펼치셨던 하나님 나라 운동 정신에 매우 부합하는 일이었다고 평가합니다.

 

서명 순서

 

거사를 위해서 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언서를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최남선이 선언문의 뼈대를 만들었고 한용운이 맨 끝에 넣을 공약삼장까지 정리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순조로웠습니다. 그런데 서명 순서를 어떻게 하느냐, 그것이 문제였습니다. 처음에 기독교 측에서는 연령순으로 하거나 가나다순으로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때 최린이 말했습니다. “가나다순으로 한다면 천도교회의 체제와 질서로 보아서 선생과 제자가 역위(逆位)로 기명될 것이니 그럴 수 없소.” 옥신각신 언쟁이 벌어졌습니다. 판을 깨자는 의견까지 나왔습니다. 육당 최남선이 입을 열었습니다. “인물로 보나 거사의 동기로 보나 손병희 선생을 영도자로 모셔 수위에 쓰는 게 어떠하오?”

 

기독교 측에서 이승훈 장로가 말했습니다. “순서가 무슨 순서요. 이거 죽는 순서 아닌가, 죽는 순서. 누굴 먼저 쓰면 어때요. 그럼 손병희를 먼저 써.” 그러더니 말을 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2위는 기독교를 대표해서 길선주(吉善宙) 목사를 씁시다.” 이번에는 기독교 안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길선주 목사는 장로교파로서 기독교 전체를 대표하기 어려우니 감리교를 대표해서 이필주(李弼柱) 목사를 제 3위로 씁시다.” 세 번째까지 정해졌습니다. 이번에는 불교 측의 한용운이 말문을 열었습니다. “우리 불교에서는 시일이 급박한 관계로 다수가 참석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오. 그러나 숫자가 비록 적다고 하더라도 최후까지 투쟁할 것이니 제 4위는 불교계의 백용성 씨를 씁시다.” 그렇게 손병희부터 백용성까지 네 명이 확정되었고, 그 다음부터는 김완규(金完圭)에서 홍기조(洪基兆)에 이르기까지 29명이 대충 가나다순으로 서명을 했습니다. 임중빈, 만해 한용운(범우사, 2015), 전자책 212/493.

 

감옥 안과 감옥 밖

 

상 받는 순서도 아니고, 죽는 순서를 짜는 데도 서열 가지고 싸웠습니다. , 그런 정도야 애교로 봐주면 되지요. 어쨌든, 만세운동은 들불처럼 번져 나갔습니다. 온 나라가 만세를 부르는 함성 소리로 흔들렸습니다. 그날, 태화관에 모여 있던 독립지사들은 세 명씩 차례로 자동차에 실려서 연행되었습니다. 태화관 정문 밖을 나서자 학생들은 그때까지 길 좌우에 서서 모자를 벗어 흔들며 만세를 연창했습니다. 군중들은 목이 쉬어서 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했습니다. 그 광경을 본 지사들은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습니다. 종로 거리의 크고 작은 상점들은 전부 폐쇄되어 있었고, 군대가 출동하여 전 시가를 계엄 지구로 삼았습니다.

 

남산 왜성대(倭城臺)의 경시 총감부로 끌려가는 길에, 만해를 태운 자동차는 좁은 골목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열두서너 살 되어 보이는 소학생 두 명이 자동차를 향하여 만세를 부르고 두 손을 들어 환호했습니다. 경찰의 제지로 개천에 떨어지면서도 만세를 계속하다가 마침내는 붙잡혔습니다. 한 학생이 잡히는 것을 보고도 옆의 학생이 계속해서 만세를 절규했습니다. 학생들은 이렇게 곳곳에서 목청껏 독립 만세를 외쳤습니다. 만세의 물결은 해가 지도록 술렁댔습니다. 그날부터 일경은 민족 대표뿐 아니라 애국 동포들을 무차별 투옥했고 혹독한 탄압을 계속했습니다. 임중빈, 만해 한용운(범우사, 2015), 전자책 245/493.

 

감옥 안에서 얼마나 고생이 심했을지, 그것은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월남 이상재 선생도 삼일운동 직후에 검거되었다가 6월에 석방되어 나왔습니다. 종로 거리에서 한 청년이 월남을 보고 말했습니다. “선생님, 얼마나 고생하셨습니까?” 그러자 이상재는 청년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했습니다. “이놈아, 너는 감옥 밖에서 호강을 했니?” 조선 사람에게는 감옥 안이나 감옥 밖이나 구별이 없다, 2천만 동포가 다 같이 고난을 받고 있다는 뜻이었지요. 전택부, 이상재 평전(범우사, 2015), 전자책 509/529.

 

맺는 이야기

 

이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 아내와 형제자매, 심지어 나 자신까지 미워해야 한다, 그러셨잖아요. 부모 생각, 아내 생각, 형제자매나 자식 생각을 했더라면 독립지사들이 그렇게 싸우지 못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부모형제를 내팽개치라는 뜻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하나님 나라에 두라는 것입니다. 나의 목숨도 버리고자 할 때 얻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가야 우리가 모두살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912 꼬드김과 설득
911 “하나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910 지혜는 옵션이 아닙니다!
909 큐비클에서 탈출하라!
908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907 알맞은 ‘때’
906 제자 공인인증
905 느헤미야의 기도
904 아름다움에 대하여
903 잠이 보약입니다!
902 하나님의 일, 사람의 일
» 우리가 미워해야 할 것들
900 면접관 예수님
899 소리 없이 강하게!
898 “불을 지르러 왔다!”
897 제 9번 교향곡
896 인중(人衆)보다 인화(人和)가 낫다!
895 손발을 찍으라고요? 눈을 빼라고요?
894 평화의 씨앗이 되게 해주십시오!
893 사랑 받는 사람이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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