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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20-04-11 16: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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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요한복음서 20:6-7 
설교일 2020-04-12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부활절 

 

성서 본문

 

시몬 베드로도 그를 뒤따라 왔다. 그가 무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삼베가 놓여 있었고, 예수의 머리를 싸맸던 수건은, 그 삼베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 한 곳에 따로 개켜 있었다.

 

요한복음서 20:6-7

 

들어가는 이야기

 

이번 주 수요일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지요. 이미 사전투표를 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아직 하지 않으신 분들은 이날 꼭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국회의원이라 하니까 조금 멀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고요, 국회의원은 그냥 공무원이 아닙니다. 우리 일꾼이에요. 아니, 내 일꾼입니다. 내 회사의 직원을 채용한다고 할 때 아무나 뽑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 생각으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내 돈을 관리잖아요. 그리고 나와 내 가족의 미래를 설계할 사람들입니다. 꼭 투표하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함께 예배드리는 여러분 모두 위에 부활의 은혜가 폭포수처럼 쏟아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역전 드라마

 

부활을 한 마디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저는 역전의 드라마라고 정의하겠습니다. 먼저 구약성경 이야기부터 하나 보겠습니다. 옛날 모세가 히브리 백성을 데리고 이집트에서 나올 때 정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집트를 탈출하기는 했는데, 나오자마자 보니까 바다가 가로막혀 있는 거예요. 홍해가 앞을 가로막고 있는 거예요. 보통 일이 아닙니다. 뒤에서는 이집트 군대가 쫓아오지요, 앞에는 바다가 있지요. 그야말로 진퇴양난입니다. 그런 상황이 되면 아마도 백만 명 가운데 구십구만 구천구백 구십구 명은 자포자기 상태가 될 겁니다. 그렇지만 모세는 하나님을 믿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해결해주실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과연 모세의 믿음이 옳았습니다. 하나님이 바닷물을 쓸어서 길을 내신 겁니다. 신기하지요. 놀랍습니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요, 그거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세상에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어디 한두 가지입니까? 그러니까 우리가 하나님의 방법까지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방법은 하나님께서 생각하고 계실 겁니다. 바다를 맞닥뜨렸을 때 히브리 사람들은 너나없이 이렇게 말했을 겁니다. “아이고, 이제 우리 다 죽었다!” 그렇지만 어떻게 됐습니까? 반전의 드라마가 써졌습니다. 그 수많은 사람들이 멀쩡하게 바다를 건넌 거예요. 그때는 사람들이 아마도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 이제 우리가 다 살았네!” 바로 이겁니다. 부활이란, ‘이제 죽었다!’에서 이제 살았다!’로 바뀌는 겁니다.

 

이제 우리나라 사정을 잠깐 봅시다. 우리나라가 수출을 해서, 외국에 물건을 팔아서 받는 돈이 2018년을 기준으로 한 해에 약 680조 원입니다.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많습니다. 이게 대부분 제조업 수출인데요, 우리 형편을 생각하면 대단한 성과입니다. 우리가 가진 게 뭡니까? 땅이 넓습니까, 지하자원이 많기를 합니까? 그나마도 6.25 전쟁으로 나라 전체가 잿더미가 됐습니다. 남은 거라고는 몸뚱이와 머리밖에 없었습니다. 전쟁 후에 우리나라 평균 국민소득은 1백 달러도 안 됐습니다. 한 사람이 1년에 단돈 십만 원으로 살았던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3만 달러시대를 지나 4만 달러 시대를 향해서 가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나라에서 뭔가 물건을 만들었다, 그러면 웬만하면 세계 1등이에요. 그 가운데서 조금 뒤처지는 게 있으면, ‘아니 이건 왜 1등을 못하지?’ 이렇게 말하는 정도가 됐습니다. 유니세프, 들어보셨지요. 세계아동구호기금 아닙니까? 예전에는 우리가 유니세프로부터 원조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한 케이스예요. 아직 이런 말이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코로나 위기를 당해서도 우리는 세계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누가 그런 말을 합디다. 한국은 코로나 대응의 교과서다, 아니다, 교과서를 쓰고 있는 중이다. 이게 부활입니다. 히브리 사람들의 예에서 보는 것처럼, 한 민족이 통째로 수장당할 뻔했지만, 멀쩡하게 살아서, 오히려 적들이 수장되는 모습을 보는 것, 이게 부활입니다. 다 굶어 죽을 것 같던 나라가 세계 최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 이게 부활입니다.

 

독한 사람들

 

항간에 많이 회자되는 유행어를 보면 그 시대를 알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가, 70년 전에 그렇게 가난하던 나라였지만, 지금부터 20년쯤 전, 그때 이 땅에서 크게 유행하던 말은 웰빙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인간답게, 좀 더 존엄하게, 좀 더 평안하게 잘 살 수 있겠는가, 그런 고민을 했다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10여 년쯤 전부터는 바뀌었습니다. 그때 유행어는 힐링이었습니다. 치유가 필요한 시대가 된 겁니다. 그렇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먹방이 인기를 얻습니다. 뭘 먹어서라도 허전함을 채워야 되겠다는 것이겠지요. 그러더니 5~6년 전쯤부터는 헬 조선이라는 말이 시대를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지옥 같은 나라에 살고 있다, 그런 뜻이지요. 지금도 우리는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만, 이제는 그런 부정적인 단어가 아니라 다시 긍정적인 단어가 유행어가 될 겁니다. 그게 뭐가 될지는 저도 궁금합니다만, 어쨌든 우리는 부활할 것입니다. 사람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그런 말을 많이 듣지요. 이럴 때일수록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긍정적인 말을 입에 달고 살아야 한다, 그럽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분명히 효과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건 사정이 어지간할 때 이야기고요, 정말로 치명적인 상황일 때, 엄청남 고난을 당할 때는 그것만 가지고는 안 됩니다.

 

홀로코스트’(Holocaust)란 말 들어보셨지요. 세계 제 2차 대전 당시에 독일의 히틀러가 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잡아들여서 죽였습니다. 어떤 사람들인가 하면 유대인, 집시, 장애인, 동성애자, 정치범 등,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때 히틀러한테 체포당해서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극심한 고통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 가운데는 긍정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잘 될 거야, 곧 해결될 거야, 금방 끝날 거야!” 그런가 하면 한편, 상황을 아주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거 쉽게 끝날 일이 아니야. 견디어내야 해, 버티어야 해!” 그런데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그 죽음의 소굴에서 끝까지 생존한 사람들, 어떤 사람들이었겠습니까? 긍정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었을까요? 아니었습니다. 긍정적인 말을 하면서 상황을 낙관하던 사람들은 어느 순간 급격히 무너졌습니다. 돌아가는 모습이 자기들의 생각과는 다르거든요. 자신들이 견딜 수 있는 한계점이 지났을 때, 그들은 살아야겠다는 의지의 끈을 놓아버렸습니다. 그렇지만, 상황을 냉정하게 본 사람들은, 비록 희망의 불빛은 아주 희미하지만, 독한 마음을 먹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내가 인간다움은 잃지 않아야겠다, 그런 마음을 다졌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물을 구해서 세수를 했습니다. 죽을 지경이었지만 양치하는 것을 빼먹지 않았습니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킨 것이지요. 이렇게, 독하게 견뎠습니다. 그 사람들이 끝까지 살아남은 거예요.

 

개켜진 수건

 

웬만한 어려움 앞에서는, 다시 말해서 고만고만한 고난 앞에서는 긍정 마인드를 가지면 큰 도움이 됩니다. 좀 더 빨리 고난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요, 정말 심각한 어려움 속에서는, 극한의 고난 앞에서는, 독해져야 합니다. 그래야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 부활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부활의 찬스가 왔을 때 놓치지 않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마남수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시위를 하다가 경찰에게 붙잡혀갔습니다. 마남수는 고등보통학교를 나왔는데, 그것 때문에 남보다 더 모진 매를 맞았습니다. 배울 만큼 배운 놈이, 남보다 크게 국가의 은혜를 입은 놈이, 불온한 소요에 가담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남수는 채찍으로 등을 맞았습니다. 각목으로 정강이를 맞았습니다. 눈앞의 세상이 뒤집힐 지경이었습니다. 죽음이 코앞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신이 몸을 빠져나가려고 하는 그 순간, 마남수는 다짐했습니다. “여기서 죽으면 안 된다, 죽더라도 나가서 죽어야 한다, 살아서 나가야 한다.” 그렇게 이를 악물고 버티면서, 그 힘으로 혼절하지 않고 살아남았습니다. 김훈, 공터에서(해님출판사, 2017), 전자책 79/458.

 

성경에 보면 예수님의 부활 이야기가 곳곳에 나오잖아요. 저는 예수님의 부활 기사를 읽을 때 입이 쩍 벌어지는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물론 부활이라는 사건이 그 자체로도 놀라운 일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이럴 수가 있나, 하는 게 있다는 겁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고 난 뒤에 가장 먼저 여자들이 무덤을 찾아가지 않았습니까? 돌아가신 지 사흘째 되던 날 새벽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무덤은 돌로 만든 것이었는데, 그런데 이게 웬 일입니까? 입구에 있던 돌이 옆으로 굴려져 있는 거예요. 안을 들여다봤더니 시체도 없습니다. 삼베로 된 수의만 있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그게 뭐냐 하면, 수건이 한쪽에 따로 개켜져 있었다는 사실이에요. 껌껌한 새벽에 무덤 안을 들여다본다는 것도 무서운 일인데, 당연히 있어야 할 시체가 없다? 이건 더 무서운 일입니다. 뭐 그것도 그렇다고 치고, 여자들과 베드로는 정말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한쪽에 수건이 따로 개켜져 있어요. 정말 소름 돋는 일 아닙니까? 예수님은 그런 분이셨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참 지독한 양반입니다. 아니,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난다,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일인데, 수의고 수건이고, 좀 흐트러져 있으면 어떻습니까? 그러나 예수님한테는 그게 용납이 안 되었던 겁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히틀러의 손아귀에서 살아남았던 사람들도 대단하지만, 예수님이야말로 정말 대단함의 끝판 왕입니다. 죽음의 문턱을 드나들면서도, 자신의 두개골을 쌌던 수건까지 단정하게 개켜놓으셨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서 예수님은 그렇게 하셨습니다. 그 정도가 되니까 하나님께서 부활 사인을 내셨을 때 즉시 응답을 하실 수 있지 않았겠습니까?

 

맺는 이야기

 

 

 

이처럼, 부활이라는 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학살 대기자를 모아놓은 집단수용소에서도 양치와 세수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사람들, 그래서 최후의 생존자가 되었던 그 사람들처럼, 독해야 부활합니다. 세계 최악이라고 하는 십자가형을 당하고서도, 무덤 속에서 수건을 개켜놓으실 정도로 존엄성 관리에 철두철미했던 예수님처럼, 독해야 부활이 더 영광스럽습니다. 우리나라는, 과거에 원조 받던 나라에서, 독하게 어려움을 이겨내고 세계 일류 국으로 부활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도 이제 좀 더 독해져야 하겠습니다. 언제까지나 작은 교회라고 핑계만 대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도움을 받는 교회였지만, 이제는 힘 있는 교회로, 은혜를 베푸는 교회로 거듭나야 합니다. 부활해야 합니다. 그렇게 될 줄 믿습니다. 여러분도 더 독해지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가정이, 이제까지는 먹고 사는 걱정에 여념이 없었지만, 이제는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답게 베풀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빛을 더 크게 드러낼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을 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역시 그렇게 될 줄 믿습니다. 부활을 주도하신 하나님의 사람과, 부활의 당사자인 예수님의 은혜와, 예수님처럼 우리도 부활할 수 있도록 역사해주시는 성령님의 능력이 저와 여러분 위에 영원토록 머물러 계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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