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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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신명기 10:17-18 
설교일 2022-01-23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성서 본문

 

이 세상에는 신도 많고, 주도 많으나, 당신들의 주 하나님만이 참 하나님이시고, 참 주님이십니다. 그분만이 크신 권능의 하나님이시요, 두려우신 하나님이시며, 사람을 차별하여 판단하시거나, 뇌물을 받으시는 분이 아니시며, 고아와 과부를 공정하게 재판하시며, 나그네를 사랑하셔서 그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신명기 10:17-18>

 

들어가는 이야기

 

이번 주말부터 설날 연휴가 시작되지요? 공식적인 새해는 양력 11일이지만, 여전히 마음의 새해는 우리의 전통 설날인 것 같습니다. 아직 추위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설날을 앞두고 봄의 기운이 꿈틀거리고 있음을 느낍니다. 얼었던 땅이 이제부터 숨을 쉬기 시작하고, 동물들도 겨울잠에서 깨어날 준비를 합니다. 사람의 몸에도 밝음의 기운 곧 양기(陽氣)가 돌기 시작합니다. 이처럼 만물이 새 기운을 얻는 이때, 성령님의 충만한 감동이 저와 여러분에게 세차게 임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오늘은 참 하나님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어떤 분이 참 하나님인가, 이게 주제입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그분의 자녀로 살고 있기는 한데, 여러분, 하나님 보신 일이 있습니까? 없지요. 저도 보지는 못했습니다. 만일 우리가 하나님을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보지는 못하더라도 손으로 만질 수라도 있다면 그것도 괜찮겠지요. 그것도 아니라면, 귀에 들리게 대화라도 할 수 있다면 오해가 적겠습니다만, 하나님은 그런 분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에 대한 생각이 각기 다 다릅니다. 교단마다 다르고, 교회마다 다르고, 교회 안에서도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시각장애인이 코끼리 만지듯 한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딱 그거예요. 우리는 하나님의 참모습을 완전히 알 수는 없습니다. 단편적으로 알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감사하게도 성경에는 하나님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참 하나님이 어떤 분인가, 신명기에 보면 설명이 잘 되어 있습니다. 신명기 10:17입니다. 이 세상에는 신도 많고, 주도 많으나, 당신들의 주 하나님만이 참 하나님이시고, 참 주님이십니다”(신명기 10:17). 당신들의 하나님만이, 곧 우리가 믿는 하나님만이 참 하나님이라는 얘긴데, 도대체 그분이 어떠하시기에 성경에 이런 말이 적혀 있을까, 그다음에 답이 나옵니다. 그분은 사람을 차별하여 판단하시거나, 뇌물을 받으시는 분이 아니시며, 고아와 과부를 공정하게 재판하시며, 나그네를 사랑하셔서 그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시는 분이십니다”(17-18). 예전에 애정남이란 TV 프로그램이 있었지요. 애매한 것을 명확하게 정해주는 남자다, 그건데, 참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좀 애매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신명기는 그걸 확실하게 정의해주었습니다. 리트머스 종이처럼 어떤 조건을 들이대면 그 조건이 옳은지 그른지 나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사람을 차별한다? 이건 하나님의 참모습일까요, 아닐까요? 그런 분은 하나님이 아닙니다. 뇌물을 좋아한다? 이것도 하나님의 모습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뇌물 받으시는 분이 아니에요.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무시한다? 이것도 하나님의 모습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그런 사람들을 극진히 사랑하시는 분이에요. 이제 참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짐작은 가지요?

 

그게 바로 나다!”

 

하나님의 아들이 예수님이지요. 하나님은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지만, 그분의 아들은 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과 같이 밥도 먹고 그랬어요. 아버지를 알려면 아들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예수님의 모습을 보면 그분의 아버지인 하나님을 알 수 있습니다. 마태복음서 25장에 보면 최후의 심판장면이 나오는데, 거기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세상에서 배고픈 사람들 봤지? 목이 말라서 애태우는 사람들도 봤지? 어디 찾아갈 데도 없는 떠돌이 신세로 방황하는 사람들 봤지? 제대로 입지 못해 헐벗고 있는 사람들 봤지? 몸이 아파서 괴로워하는 사람들 봤지? 그리고 억울하게 감옥에 갇혀서 고생하는 사람들도 봤지?’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예수님은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으셨습니다. 마태복음서 25:40입니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여기 내 형제자매 가운데,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 너희가 세상에 살 때 본 가난한 사람들, 너희 이웃에 살던 불우한 사람들, 그게 곧 나였어!’ 이게 무슨 말입니까? 아까 신명기에서는 고아와 과부와 떠돌이와 불우한 사람들을 사랑하시고 돌보시는 분이 참 하나님이라고 했는데, 마태복음에서는 고아와 과부와 떠돌이와 불우한 사람들, 그 사람들이 곧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거예요. 아니, 그 사람들이 다름 아닌 하나님이라는 겁니다.

 

그러면 이제 그림이 나왔지요? 하나님은, 잘나고 똑똑하고 건강한 아이를 둔 부잣집 아버지의 모습이 아닙니다. 못나고 모자라고 비실비실한 아이를 둔 가난한 집 아버지, 그게 참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던 하나님의 모습과 비슷합니까? 평소 그렇게 생각했던 분들도 계실 것이고, 전혀 다르게 생각해 오셨던 분들도 계시겠지요. 그렇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참 하나님은 그런 분입니다. 전에도 몇 차례 말씀드린 기억이 있습니다만 탈무드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게 아이 넷이 있다. 네게도 아이 넷이 있다. 네 아이는 아들, , 남종, 여종의 넷, 내 아이는 미망인, 고아, 외국인, 사제의 넷, 나는 네 아이의 어려움을 돌본다. 너는 내 아이의 어려움을 돌봐주어라.” 마빈 토케어(은제로 역), 탈무드(컨콜디아사, 1980), 102-103. 물론, 잘나고 똑똑하고 건강한 사람들이 하나님의 자녀가 아니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그런 자녀들보다는 못나고 모자라고 비실비실한 자녀들을 더 불쌍히 여기신다는 것이지요. 그런 분이 바로 하나님이고, 그런 사람들이 차별 없이 떳떳하게 사는 곳이 바로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히든 피겨스

 

최근에 영화를 하나 봤는데요, 미국 영화입니다. 2016년에 만들어진 거고요. 무대는 미항공우주국(NASA)입니다. 시대 배경은 1960년대고요. 제목이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인데요, 우리말로 번역하면 숨겨진 인재(人才)쯤 될 겁니다. 여기서 숨겨진 인재란 흑인 여성들 세 사람이에요. 천하에서 최첨단을 달린다는 나사, 미항공우주국. 거기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가 하면, 흑인은 백인이 쓰는 커피포트도 사용하면 안 됩니다. 백인들이 모이는 회의에도 참석 못 해요. 흑인이 나사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어찌어찌 비정규직으로 들어갔다고 해도 상황이 그래요. 진짜 황당한 건 뭔지 아세요? 화장실도 백인용과 유색인종 용이 따로 있다는 겁니다. 한번은 백인 남성인 부장이 보니까 흑인 여직원 하나가 툭 하면 자리를 비우는 거예요. 그것도 한번 나갔다 하면 최소 20분 이상 자리를 비웁니다. 그래서 부장이 벼르고 있다가, 자리로 돌아오는 여직원에게 호통을 칩니다. 도대체 뭐 하느라고 이렇게 자리를 비우느냐, 밥값은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말이지요.

 

바빠 죽겠는데, 어디를 그렇게 쏘다니는 거야?” “화장실에 갔다 왔습니다.” “뭐야? 빌어먹을 화장실!” “이곳엔 제가 갈 화장실이 없습니다.” “화장실이 없다니!” “이곳엔 화장실이 없어요. 이 건물엔 유색인종 화장실이 없고 서관에만 있어서 800m를 걸어가야 해요. 알고 계셨어요? 연구소 반대편까지 걸어가서 볼일을 봐야 하는데, 사내 자전거도 이용 못 해요. 생각해보세요. 근무 복장도 무릎길이 치마, , 심플한 진주 목걸이, 그딴 목걸이도 없어요. 흑인에게 진주 목걸이 살 월급을 주긴 해요? 그런데 밤낮으로 개처럼 일하면서 모두가 만지기도 싫어하는 커피포트로 버티고. 그러니까 죄송하지만 하루에 몇 번 화장실에 가야겠어요.” 이 말을 들은 부장이 어디서 커다란 쇠망치를 들고 오더니,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유색인종이라고 적힌 푯말을 모조리 부숴서 떼어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유색인종 화장실은 없어! 백인 화장실도 없어. 그냥 변기가 있으면 거기가 화장실이야. 쓰고 싶은 곳 써! 자리에서 가까운 곳 아무 데나 쓰면 돼.” 그다음 말이 이 영화에서 명대사입니다. “나사에서는 모두가 같은 색 소변을 보는 거야!” 흑인은 꺼먼 오줌을 누고 백인은 하얀 오줌을 누고 그런 거 아니잖아요.

 

맺는 이야기

 

 

이게 불과 몇십 년 전에 세계 최강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우리가 차별, 차별 말하지만, 세상에 이런 차별이 어디에 있습니까? 이렇게 미개한 사람들이 어디 있어요? 이런 걸 하나님이 동의하시겠습니까? 하나님은 그런 분이 아닙니다. 차별, 하면 치를 떠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날고 기는 수학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그 어렵다는 나사에 들어갔음에도,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차별을 감수해야 한다면, 거기는 하나님의 나라가 아닙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강자와 약자가 다툴 때,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서십니다. 이런 분이 참 하나님입니다. 명절을 앞두고 좀 무거운 이야기를 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이제는 남자라는 이유로 방에서 고스톱 치고, 여자라는 이유로 부엌에서 생고생하는 몰상식한 일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여성이라는 이유로 마음 편하게 쉬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참 하나님의 사랑이 넘치도록 부어지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도 만복이 깃드는 새해가 되기를 다시 한번 축복합니다.

 

https://youtu.be/2jCd3e7xqW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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