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과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 <라이언 킹>의 배경은 동부아프리카다. 이 지역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잠보”(Jambo), 곧 “안녕하세요”다. 심바(사자), 사파리(여행) 같은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도 있는데, 모두 스와힐리어이다. 동부아프리카에서 가장 널리 불리는 <잠보>라는 노래를 들어보면, 아주 경쾌하여 이들의 낙천적이고 여유로운 기질을 엿볼 수 있다. “잠보, 잠보 부와나, 하바리 가니, 은주리 사나”로 시작되는데, 윗 사람을 만나 인사를 하며 서로 안부를 주고받는 내용이다.
스와힐리족은 이슬람을 믿으며 주로 케냐·탄자니아의 해안과 섬에 거주하는 종족이지만, 스와힐리어는 다른 종족으로 전파되어 현재 탄자니아, 케냐, 우간다, 말라위 등 동남부아프리카 10여 나라에서 쓰는 말이다.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교통어이자 세계 10대 언어로 간주된다. 스와힐리(Swahili)란 말은 원래 아랍어의 방언 ‘사힐’(sahil=해안)과 ‘사와힐’(sawahil=해안 사람)에서 유래했다. 스와힐리어는 10세기 초 반투 이주민들과 아랍 상인들 사이에 형성되어 있었던 언어로 추측된다.
케냐와 탄자니아 등 동부아프리카를 여행할 때에는 간단한 스와힐리어를 알고 가면 흑인들로부터 특유의 친근감을 얻을 수 있다. 간단한 인사로는 “잠보”말고도 “하바리 가니”(잘 지내느냐), “아상떼”(감사합니다) 따위가 있다. 동부아프리카에서는 스와힐리어를 구사하면 그 정도가 지나칠 정도로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서상현/한국외대 외국학센터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