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셴!”
남아프리카 소수민족인 통가샹간 사람들의 하루는 어둑새벽에 시작된다. 동이 희미하게 밝아 오는 새벽녘, 사람들은 잠자리를 털고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바쁜 몸을 놀린다. 여자들은 농기구를 챙기고, 남자들은 일터에 가지고 갈 도시락을 준비하고, 아이들은 학교 가방을 챙기느라 바빠진다.
“아부셴!”(Avushen!)
통가샹간 사람들의 아침인사는 자신들이 얼마나 부지런한지를 과시하는 듯하다. 아부셴은 ‘새벽’이라는 뜻을 지닌 말 ‘부샤’(Vusha)에서 나온 인사말이다. “좋은 새벽입니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일반적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다른 민족이 “좋은 아침입니다!”라는 인사로 하루를 시작하는 데 비해 통가샹간 사람들은 새벽인사로 하루를 시작하는 셈이다.
통가샹간 사람들의 부지런함은 남아공 사회에 잘 알려져 있다. 과거에 남아프리카를 지배했던 백인들은 최상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이들을 아주 좋아했다. 한여름 폭염 속에서도 개미처럼 밭에 엎드려 풀을 뽑고 있는 사람들을 가리켜 “통가샹간”이라고 부를 정도다. 이른 아침 웃는 낯으로 “좋은 새벽입니다!” 하고 건네는 인사는 곤한 하루를 보낼 이웃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청량제 구실을 한다.
장용규/한국외대 아프리카어과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