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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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곳 낮은울타리 1995년 10월호 
어느 여인이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상점에 들어가 잡지 한 권과 과자 한 봉지를 사 들고 왔다.

아직은 시간이 있어서 대합실에 앉아 잡지책을 뒤적이고 있었다.

잠시 뒤 뭔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쳐다보니까, 옆에 있던 어떤 신사가 방금 자기가 놓아둔 과자 한 봉지를 뜯고 있는 것이었다.

깜짝 놀랐지만 뭐라고 해야 될지를 몰라 그저 자기 과자를 하나 집어먹었다.

그랬더니 그 남자도 아무 말없이 하나 집어먹는 것이었다.

서로 그렇게 말도 없이 계속해서 하나씩 집어먹었다.

이제는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마침내, 그 남자가 마지막 과자를 집어들더니 절반으로 쪼개어서는 절반은 놔두고 절반은 자기 입에 넣고는 씽긋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가는 것이었다.

'세상에 저런 강심장도 다 있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 여인은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잠시 뒤 탑승을 알리는 방송이 나와서 그녀는 비행기에 올랐다.

자리에 앉아서도 그 남자의 뻔뻔스런 모습이 계속 아른거려서 기분이 언짢았다.

그러다가 안경을 닦기 위해 크리넥스를 꺼내려고 종이 가방을 열어 보았더니, 그 속에 자기가 샀던 과자 봉지가 그대로 들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녀가 열심히 집어먹은 과자는 실상 그 남자의 과자였던 것이다.

1. 20010819 Anti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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