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실린 곳 [2001-10-13 동아일보] <이선규> 
얼마 전 청소년 성매매 사건으로 망신살 톡톡히 뻗친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연이어 2차 신상공개가 있다고 하니 당사자의 두려움은 차라리 ‘죽음’에 가까울 것이다. 우리의 역사 속에도 이런 인물이 하나 있다. 바로 고려 28대 충혜왕. 비록 오늘날과 같은 신상공개를 하더라도 해당사항이 없는 왕의 위치에 있었지만 결국 그런 작태로 인해 목숨을 잃고 말았으니 처지가 다를 바는 아니다.

충혜왕의 신하 중 유씨 성을 가진 간신이 있었는데, 그는 어의(御醫)라는 자신의 직분을 이용해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1백 처녀 회춘론’ 비슷한 것을 진언했다. ‘백만대군 양병설’은 들어봤어도 ‘1백 처녀 회춘론’은 독자나 필자나 처음 듣는 이야기일 것이다. 내용인즉, 1백일 동안 매일 밤 어린 숫처녀와 잠자리를 하면 만수무강하리라는 것이었다.

충혜왕이 누군가. 색(色)을 밝히기로는 연산군 둘째가라면 서러운 군주였다. 사서(史書)에 따르면 그는 아버지 충숙왕 사후 부왕의 여자인 숙령과 휘령공주를 술자리에 불러 신하들로 하여금 몸을 붙잡게 한 채 강간하기도 했고 아버지의 후궁인 수빈 권씨 몸마저 강제로 빼앗은 사람이다.

이런 상황에서 ‘1백 처녀 회춘론’이 등장하니 충혜왕으로서는 듣던 중 반가운 이야기. 냉큼 신하의 의견을 받아들인 충혜왕은 그로부터 1백일 동안 환락의 밤으로 빠져들었다. 유씨는 전국을 돌며 어린 처녀를 물색해 차곡차곡 왕의 방으로 들여보냈으며 거기에 각종 정력제와 원기회복을 위한 처방전을 잊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하루도 빼지 않고 밤을 지새기를 석 달 열흘째. 빛나는 얼굴에 아기 같은 피부를 얻어, 말 그대로 ‘회춘’할 것으로 기대한 충혜왕의 얼굴은 핏기는 간 데 없고 골육은 쇠잔해졌다. 왕은 그때부터 코피를 쏟으며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결국 충혜왕은 그 일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고 한다.

회춘도 좋고 정력도 좋지만 무엇이든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고 했다. 청소년 성매매의 근본에는 이러한 충혜왕식(式)의 무지한 ‘회춘론’이 자리잡고 있다. 가장 좋은 회춘 방법은 역시 평소의 건강관리와 애정 어린 섹스일 것이다. .

1. 20011014 Antioch.
이야기모음 사용 안내
110 기타 이야기 “믿는 집안의 가족이 훨씬 더 행복”
109 기타 이야기 3일의 비밀
108 기타 이야기 사막은 살아 있는 땅이다!
107 기타 이야기 총소리
106 기타 이야기 잘못된 선택
105 기타 이야기 5달러짜리 삶
104 기타 이야기 암도 인연일 뿐!
103 기타 이야기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102 기타 이야기 '옛날의 나'를 버려라
101 기타 이야기 '성공한 사람' 30인 분석
100 기타 이야기 파파파노의 성탄절
99 기타 이야기 악처와 성공
98 기타 이야기 위대한 꼴찌
97 기타 이야기 아침을 사는 사람
96 기타 이야기 믿음과 절제
95 기타 이야기 고요한 밤 거룩한 밤
94 기타 이야기 29년을 기다렸던 한 마디 말
93 기타 이야기 냉면의 고기 두 점
92 기타 이야기 운명 감정이 불가능한 사람
91 기타 이야기 마크 트웨인의 아내사랑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