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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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곳 남산편지 228 
울드 부부는 1967년에 그들의 다섯 살난 아들 아더가 정신지체아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울드 부부는 아이가 가족들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고 또 그 사랑에 보답하지도 못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였지만 아이를 정신지체아 수용소에 보내지 않고 그들의 집에서 키우기로 결심했습니다. 보답을 바라는 하는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울드 부부는 가급적이면 아이를 비장애아처럼 대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일요일에는 교회에 데려갔고 평일에는 특수학교를 보내면서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여전히 바보처럼 웃기만 할 뿐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어느새 열여덟 살이 된 아더는 장애아 학교를 졸업하였고 부모들은 장애아들이 모여서 일하는 작업장에 보냈습니다. 그러나 아더는 일하기보다는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것을 더 좋아했습니다.

1991년 아더는 20대 후반의 건장한 청년이 되었습니다. 그는 장애인 작업장에서 간단한 전자장비를 조립하는 일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캐럴이라는 새로운 책임자가 그곳으로 발령을 받아왔는데 그녀는 아더에게 어떤 숨은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는 아더에게 컴퓨터로 의사를 전달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몇 년 동안 의사전달 방법을 가르치는 중에 캐럴은 아더가 매우 똑똑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너무나 기뻐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그의 부모인 울드 부부를 아더가 일하는 작업장으로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캐럴이 먼저 아더에게 '오늘 기분이 어떠냐'고 컴퓨터 자판으로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더의 손가락이 아주 천천히 그리고 힘들게 움직이며 컴퓨터의 키보드를 쳤습니다.

컴퓨터 모니터 상에 알파벳이 한 글자 한 글자 떠올랐습니다. 아더가 한 문장을 만드는 데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드디어 모니터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져 있었습니다.

"이제 어머니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게 되어 행복합니다."

29년간의 침묵 끝에 아더가 하고 싶은 한마디의 말이 완성된 것입니다. 그 한 마디를 위해 29년간의 침묵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자판으로 한 자 한 자 두드린 글을 읽고 있던 울드 부부는 더 이상 울음을 참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 어머니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게 되어 행복합니다”라는 아더의 한 마디 말만으로도 29년간 고통과 눈물로 인내한 울드 부부는 보상이 충분하였을 것입니다.

[경북대학교 정충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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