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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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날 2006-01-25 
실린 곳 과갤 
똥백꽃 #1

오늘도 또 우리 영롱이가 막 쫓기었다. 내가 점심을 먹고 줄기사진 찍으러 갈 양으로 나올 때이었다. 관악산으로 올라서려니까 등뒤에서 구기익 구기익 하고 소의 씹소리가 야단이다.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려 보니 아니나 다르랴 두 놈이 또 얼리었다.

황까네 숫소(대강이가 크고 똑 오소리같이 실팍하게 생긴 놈)이 덩저리 작은 우리 영롱이를 함부로 해내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해내는 것이 아니라 푸드득하고 윤리문제를 물고 물러섰다가 좀 사이를 두고 푸드득하고 논문조작을 물었다. 이렇게 멋을 부려 가며 여지없이 닦아 놓는다. 그러면 이 못생긴 것은 물릴 적마다 주둥이로 땅을 받으며 그 비명이 킥, 킥, 할뿐이다. 물론 미처 아물지도 않은 면두를 또 쪼이며 붉은 선혈은 뚝뚝 떨어진다. 이걸 가만히 뉴스로 보자니까 내 대강이가 터져서 피가 흐르는 것같이 두눈에서 불이 번쩍 난다. 대뜸 키보드를 메고 달려들어 황까네 소를 후려칠까 하다가 생각을 고쳐먹고 헛매질로 떼어만 놓았다.

이번에도 황까가 쌈을 붙여 놨을 것이다. 바짝바짝 내 기를 올리느라고 그랬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고놈의 PD가 요새로 들어서 왜 나를 못 먹겠다고 고렇게 아르릉거리는지 모른다.

나흘 전 난자 쪼간만 하더라도 나는 저에게 조금도 잘못한 것은 없다. PD가 취재를 하면 했지 남 줄기세포 사진 엮는 데 쌩이질을 하는 것은 다 뭐냐. 그것도 발소리를 죽여 가지고 등뒤로 살며시 와서,

"얘! 너 혼자만 조작 하니?"

하고 긴치 않는 수작을 하는 것이다.

(계속...)
184 실수
183 사냥꾼
182 악몽
181 할머니의 심술
180 언어장애
179 10세기 영국 유머 퀴즈
178 다이어트
177 기도를 중단한 이유
176 두 동업자의 말로
175 프로그래머 남편
174 학교 가는 길
173 진정한 효녀
172 사장님은 어떤 남자?
171 고해성사
170 현장 검증
169 멈추면 안돼요
168 책임
167 금연!!!
166 골프와 자식의 공통점
165 군대 가는 아들 삼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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