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백꽃 #1
오늘도 또 우리 영롱이가 막 쫓기었다. 내가 점심을 먹고 줄기사진 찍으러 갈 양으로 나올 때이었다. 관악산으로 올라서려니까 등뒤에서 구기익 구기익 하고 소의 씹소리가 야단이다.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려 보니 아니나 다르랴 두 놈이 또 얼리었다.
황까네 숫소(대강이가 크고 똑 오소리같이 실팍하게 생긴 놈)이 덩저리 작은 우리 영롱이를 함부로 해내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해내는 것이 아니라 푸드득하고 윤리문제를 물고 물러섰다가 좀 사이를 두고 푸드득하고 논문조작을 물었다. 이렇게 멋을 부려 가며 여지없이 닦아 놓는다. 그러면 이 못생긴 것은 물릴 적마다 주둥이로 땅을 받으며 그 비명이 킥, 킥, 할뿐이다. 물론 미처 아물지도 않은 면두를 또 쪼이며 붉은 선혈은 뚝뚝 떨어진다. 이걸 가만히 뉴스로 보자니까 내 대강이가 터져서 피가 흐르는 것같이 두눈에서 불이 번쩍 난다. 대뜸 키보드를 메고 달려들어 황까네 소를 후려칠까 하다가 생각을 고쳐먹고 헛매질로 떼어만 놓았다.
이번에도 황까가 쌈을 붙여 놨을 것이다. 바짝바짝 내 기를 올리느라고 그랬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고놈의 PD가 요새로 들어서 왜 나를 못 먹겠다고 고렇게 아르릉거리는지 모른다.
나흘 전 난자 쪼간만 하더라도 나는 저에게 조금도 잘못한 것은 없다. PD가 취재를 하면 했지 남 줄기세포 사진 엮는 데 쌩이질을 하는 것은 다 뭐냐. 그것도 발소리를 죽여 가지고 등뒤로 살며시 와서,
"얘! 너 혼자만 조작 하니?"
하고 긴치 않는 수작을 하는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