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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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01-12-15 01:01:32
0 1833
실린 날 2001-12-15 
10살과 8살 짜리 두 악동에게 시달리던 부부가 생각다 못해 엄하기로 소문난 신부님께 아이들의 인성 교육을 맡기기로 결정을 내렸다.

신부님은 악동들에게 하느님의 존재를 설명하면서 악한 자의 처벌에 대해서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신부님은 먼저 동생을 방으로 불러 두 눈을 부릅뜨며 물었다.

"하느님이 어디 계시지?"

동생은 멀뚱멀뚱 관심 없다는 듯 대꾸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신부님은 위엄 있는 목소리로 다시 한 번 물었다.

"하느님이 어디 계시냐고?"

이번에도 동생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책상 밑 등을 살펴보고는 모르겠다는 시늉을 하는 것이었다. 신부님은 동생의 기를 완전히 꺾어 버리려는 생각으로 방이 떠내려갈 만큼 우렁찬 목소리로 물었다.

"하느님이 어디에 계시는지 어서 대봐!"

그러자 동생은 방을 뛰쳐나가 형에게 달려가 말했다.

"형, 우리 문제 생겼어!"

"무슨 문제?"

형의 질문에 동생은 황당한 듯 말했다.

"하느님이 실종됐는데, 우리 짓인 줄 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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