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주의 : 모든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다음 조건에 해당되는 사람에게만 이 시도가 쉽게 먹혀들어갈 것임 (명심)

* 자격요건 : 공부는 안 해도 거의 학교 도서관에서 사는 사람 (가방만 공부하는 사람도 무방함 ---> 평소 도서관 안 나가는 사람은 잘못 사용 시 개쪽만 당함.

* 준비물 : 요구르트 14개, 믿을만한 친구 한 명(침투 스파이용).

* 이용방법 : 일단 사전 조사기간으로 1주일을 잡는다. 평소 도서관에서 자주 나오는 여자 중에 1명을 찍고 1주일의 관찰 기간을 가진다. 이때 관찰 대상을 필히 여자친구 2~3명과 함께 무리지어 다니는 사람이어야 확률이 높다. 혹 남자라도 1명 끼어있으면 과감히 포기하고 다른 타겟을 정해야 한다.

[첫째 날]

행동: 그녀는 늘 다니던 친구들과 함께 제1열람실 2번째 기둥 근처에 앉아 공부하다가 점심 먹으러 나간다. 최초 요구르트 한 병을 그녀의 자리에 몰래 두고 온다.

그녀: 점심 식사 후 자리의 요구르트를 보고 주위사람에게 "혹시 네가 갖다 놓았니?" 물어보고 아무도 안 그랬다니까, 웬 떡이냐 싶어 마신다.

[둘째 날]

행동: 그녀는 어제의 요구르트는 잊어버리고 또 친구들과 밖에 점심을 먹으러 나간다. 그 때 두 번째 요구르트를 또 놓고 온다.

그녀: 요구르트를 발견하고 드디어 이상한 생각이 든다. 주위 사람들한테 다 물어본다. 그래도 누군지 몰라 유심히 요구르트를 보다 그냥 마신다.

[셋째 날]

행동: 예민한 사람은 이 때부터 반응이 나타나므로 조심해야 함. 준비시켜 놓은 친구를 그녀 주위에 앉혀서 그녀의 행동을 감사한다. 혹시 친구 중에 한명을 남겨두고 밥 먹으러 가는 척 할 수 있기 떄문이다. 친구를 시켜 때를 잘 맞추어 들키지 않게 요구르트를 그녀의 자리에 둔다.

그녀: 이제부터 머리가 복잡해진다. (특히 공주 병 있는 여자는 정도가 심해짐.) 평소에 자신을 쳐다보는 모든 남자들을 주의 깊게 살피기 시작한다. 그녀의 친구들도 덩달아 누군지 알아내려고 혈안이 된다.

[넷째 날]

행동: 항상 요구르트를 놓던 시간을 바꾼다. 이제부턴 들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들키면 말짱 도루묵임을 명심한다. 점심시간 한참 지난 후 그녀의 방심을 틈타 몰래 놓는다. (이때는 미리 그녀의 앞자리에 자리 잡고 모든 걸 감시 후 전광석화와 같이 요구르트를 던져 넣어야 한다.)

그녀: 항상 요구르트 놓아두는 시간에 친구를 배치해서 잡아보려다가 요구르트 가져오는 사람이 시간이 지나도 안 나타나면 마구마구 서운해 한다. 한참 후 요구르트를 발견하면 괜히 이유 없이 즐거워진다. 친구들의 부러움에 즐거워한다.

[다섯째 날]

그녀의 행동: 도서관에서 찾기 쉬운 자리에 골라서 앉는다. 요구르트를 먹기 전엔 공부도 안 된다. 사람 찾는 걸 포기하고 아예 요구르트 가져다 놓으라고 자리도 장시간 비워둔다.

나의 행동: 그래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몰래 요구르트를 놓는다. (혹시나 창문너머로 숨어보고 있는지도 감시한다.)

[여섯째 날]

그녀: 이제는 휴일에도 도서관에 나온다.

나의 행동: 하루가 다 가도록 요구르트를 주지 않는다. 저녁 늦게 되어서야 몰래 놓아둔다.

[일곱째 날]

그녀: 요구르트를 제 시간에 못 먹으면 우울해진다. (거의 히로뽕 수준에 이른다.)

행동: 그녀는 이제 누군지 알아내는 걸 포기한다. 한결 요구르트 두기가 편해진다.

[여덟째 날]

그녀: 이제 도서관에 가방만 두고 밖에 있다가 간혹 요구르트 있나 자리에 확인하러만 온다.

행동: 이렇게 일주일만 더 지속한다.

[결전의 2주째 되는 날]

그녀가 자리에 앉아 요구르트를 생각하며 건성으로 책을 쳐다보고 있다. 이때 갑자기 책상 앞에 놓이는 요구르트 한 병!!! 그녀의 눈이 환하게 빛나고, 요구르트를 놓는 손의 주인이 누군지 쳐다본다. 그녀의 친구들도 모두 놀란다!!! 이때 목소리 깔면서 한마디 던진다.

"요구르트 값 받으러 왔습니다. 요구르트 값 대신 커피나 한잔 사시죠?"

그럼 꼭 성공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