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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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날 2002-04-24 
실린 곳 펌 
유시민 :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 '노풍'이라는 단어는 우리 정치의 새 희망의 상징으로 일컬어지기도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황사 바람'이라며 폄하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오늘 <유시민의 네 분 토론>에서는 '노풍과 한국 정치의 풍향'이라는 제목으로 토론을 할까 합니다. 현재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경선 후보로 뛰고 계시는 노무현, 이회창, 이상희 후보, 그리고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을 모셨습니다. 토론에 나선 분들의 수적 구성이 한나라당 측에 기울어있지만 노후보께서 문제를 삼지 않으셨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먼저 이상희 후보께서 말씀해 주시죠. 최근에 마스코트를 새로 정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이상희 : 네, 대통령 되겠다고 나선 사람들 다 문과예요. 이과는 나밖에 없어요. 21세기는 과학기술 대통령을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과는 나'밖에 없다는 걸 강조하려고 이구아나를 제 마스코트로 정했습니다. 참모들은 코알라로 하는 게 좋겠다고 했지만 저는 저만의 차별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소신, 저는 이게 대통령의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 다른 세 분 이어서 말씀해 주시죠.

정형근 : 네, 먼저 노무현씨를 둘러싼 의혹 하나를 제기하겠습니다. 노무현씨가 평소 요구르트를 즐긴다고 하는데 그건 장이 안 좋아서 그런 거 아닙니까?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뭐가 되겠습니까?

노무현 : 요트 얘기를 하시는 모양인데...

이회창 : 요트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씀인데, 노후보가 호화 요트를 즐긴다는 건 세상이 다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서민들의 고통을 생각했습니다. 저는 서민들의 고통을 아는 것이 진정한 대통령의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 왜 자꾸 호화 요트라고 하십니까? 돛대 붙들고 혼자 바닷바람 맞서서 용쓰는 게 어떻게 호화입니까?

정형근 : 그뿐이 아닙니다. 최근에 제가 어느 택시 기사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노무현씨가 어느 젊은 여자와 몰래 와이키키 해변에 다녀왔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해명해 보세요.

이상희 : 요트에 와이키키 해변까지, 문과 정말 큰 일 났습니다.

노무현 : 제 큰딸하고 '와이키키 브라더스'라는 영화를 조용히 보고 온 적은 있습니다만. 누구와도 와이키키 해변에 다녀온 적은 없습니다.

이회창 : 영화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씀인데, 저도 제 아들놈하고 영화 <친구>를 봤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관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제 아들이 선거가 다가오면서 다시 병역 기피 문제가 불거질까봐 걱정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비를 생각하는 마음에 원래부터 말랐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요즘은 아예 밥을 굶고 있습니다. 그래서 옆에서 밥 좀 먹으라고 했더니 뭐라고 하는지 아십니까? '고마 하십시오. 많이 묵었다 아입미꺼?' 합니다.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이상희 : 자자, 총재님 기분 전환하시는 김에 제가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총재님께서는 만일 대통령이 되시면 어떤 스포츠를 지원하실 생각이십니까?

이회창 : 대통령이 되면 말입니까?

이상희 : 네, 축하합니다!

이회창 : 자꾸 그러지 마십시오. 우리 당 TV 토론을 본 국민들 사이에 우리 '한나라당 경선 후보'들을 '랄라라 브라더스'라고 하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제가 '한나라 브라더스'가 아닌지 확인해 보라고 지시를 했는데 역시 '랄라라 브라더스'랍니다. 그래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저희들끼리 놀고 자빠졌다고 해서 그런데요. 그러니 자꾸 옆에서 그러지 마십시오. 어쨌든 질문하셨으니 답변하겠습니다. 저는 요트 같은 스포츠는 과감히 퇴출시키고 수구 종목을 적극 지원하려고 합니다. 둘 다 물에서 하는 스포츠이긴 합니다만 민주당 후보가 요트를 즐기는 것에 맞서 우리 당은 우리 당의 색채에 맞게 수구를 지원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노무현 : 제가 이회창 후보께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한전 민영화 문제로 발전 노조 파업이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공공성이 큰 발전 분야의 민영화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이회창 : 네, 우리 한나라당은 분명한 대안이 있습니다. 바로 보수입니다. 국내의 발전소를 모두 보수하면서 고용을 유지하면 근로자들의 파업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 그러니까 스포츠는 수구, 민영화에 대해선 보수라는 정책을 갖고 계시다는 말씀이신가요?

이회창 : 네, 그렇습니다.

정형근 : 제가 발언하겠습니다. 노무현씨가 재산 신고한 걸 보니까, 총 7억 9800만원이고, 또 45평 빌라에 살고 있는데 이러고도 국민 후보라고 할 수 있습니까?

노무현 : 충분히 해명된 일을 가지고 자꾸 말씀하시면 토론이 어떻게 진행되겠습니까?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집이 4억짜리고 예금이 1억 3900만원이 있지만, 은행 채무가 3억 2000만원이 있습니다. 거기에 생수회사에 묶인 채권 5억 5000만원이 재산에 포함되어 있는데요, 이중 3억5000만원은 회수가 불가능합니다. 그럼 남는 거 없습니다.

정형근 : 그러니까 45평 짜리 살면서 국민 후보다 이 말이죠?

노무현 : 참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건 국민배우 안성기나 국민가수 조용필이 국민주택에 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뭐 꼭 단칸 셋집에 살아야 국민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정작 문제는 이회창 후보의 빌라라고 생각합니다.

이회창 : 아, 그건 이렇습니다. 민주당 경선을 보니까 정동영 후보가 그런 말을 하는 걸 들었습니다. 월급쟁이 생활하면서 아이들 키우고 집 장만하는 애환을 안다고 하던데, 참 좋은 말입니다. 저도 나이 먹으면서 집을 조금씩 늘린 건데 그게 무슨 대단한 귀족 저택이라도 되는 것처럼 오해를 받고 있습니다. 참고로 제가 사는 집은 100평이 아니고 75평입니다. 그러고 보면 노무현 후보 집 평수와 제가 사는 집 평수가 각자의 나이랑 비슷하기도 합니다. 허허.

유시민 : 얘기가 자꾸 겉도는 것 같은데요, 여기서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최근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노 후보가 이번 대선을 귀족과 서민의 싸움이라고 하는데, 이는 부자에 대항하는 프롤레타리아 혁명과 같은 말”이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상희 : 저는 노후보가 프랑스 혁명을 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에 깊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유시민 : 프랑스 혁명이 아니고 '프롤레타리아 혁명'이라고 했습니다.

이상희 : 아, 그래요? 저는 문과가 아닙니다.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노무현 : 저는 이상희 후보께서 중요한 점을 지적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회창 후보를 귀족에 비유한 것은, 프롤레타리아 혁명이라기보다는 프랑스 혁명의 관점에서 말씀드린 것입니다. 일부 특권 계층이 시민 사회와 역사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에 맞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형근 : 시민사회고 역사고 머리에 든 게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가 귀족과 서민 구도가 아니고 대졸 대 고졸 구도라 생각합니다.

노무현 : 고졸이라도 좋습니다. 어쨌든 저도 사시 합격하고 판사 변호사 다 해봤습니다. 구태여 구도를 설정하자면 오히려 아들 군면제 대 아들 군복무 구도라고 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이회창 : 제가 아까 그렇게 아름다운 단식 이야기까지 했는데 또 군대 얘기를 하시는군요, 참... 저는 노후보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들이 군 생활하면서 고생하고 있는데 그까짓 보직 변경 한번 못해주면서 어떻게 군 통수권자가 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아들의 군 면제 판정을 통해 군에 대한 제 영향력이 충분히 검증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상희 : 군 통수권자로서의 능력이 검증 받았다면 이제 대통령 되신 겁니다. 축하합니다!

정형근 : 이봐, 이 의원. 아까 총재님이 그만하라고 했잖아.

이상희 : 아니, 과학기술 대통령 후보를 뭘로 보고 반말입니까?

정형근 : 과학 기술? 나도 기술 있어요.

이상희 : 무슨 기술?

정형근 : 고문 기술!

(이때 방청석 사이에 야유가 터져나오더니 이내 방청객들이 수준 이하라며 집단 퇴장하기 시작했고 이상희 후보와 정형근 의원의 언성은 높아만 갔다. 이내 탁자를 걷어차고 의자가 날아가는 소동이 벌어지는 와중에 싸움을 말리던 노무현 후보가 이회창 후보에게 왜 말리지 않느냐고 묻자, 이회창 후보는 자신이 '중도' 이기 때문에 싸움을 말리지 않는다고 했고 뭐 부서지는 물건이 있으면 방송사 측에 '보수'를 해주겠다고 했다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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