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보험회사에 어느 날 중년으로 보이는 어느 남성으로부터 차량 사고를 접수하는 전화가 걸려 왔다.
“차 사고가 나서 신고를 할라는디?”
“네 고객님, 상대방의 차량 번호가 어떻게 되십니까?”
사고 접수를 담당하는 여직원은 이런저런 인적사항을 확인한 후 사고 경위를 접수하기 위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상냥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데 그 중년 남성이 말했다.
“차가 아니고 개여!”
보험회사 여직원, 순간 당황한 나머지 그만 말이 헛나오고 말았다.
“아... 네... 그... 그럼 개 전화번호는 아십니까?”
“개 전화번호는 모르겠고 주인은 옆에 있는디…….”
중년 남성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직원은 사건 경위를 알아야 했기에 개의 상태를 물었다. 이에 그 남성이 하는 말,
“병원에 갔는디 개가 위독하디야.”
순간 너무 웃겼지만 웃음을 참으며 이어서 다시 물었다.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고객님?”
그 다음부터 그 남자의 하소연이 시작되었다.
“아, 글씨…… 내가 후진을 하다가 개를 치었거든. 근디 내가 볼 땐 똥개 같아서 한 10만원 주고 대충 합의를 볼라고 했어. 근디…….”
그 다음 말에 접수를 받던 직원은 뒤로 넘어갔다.
“그 개 주인이 이 개는 개가 아니래야. 자기 가족이고 자식이래야. 어쩜 좋을까? 내가 짐승이 아니라 사람을 치어서 감방 가는 거여? 그 개 주인 부인은 옆에서 오열을 하고 있는디, 아가씨 나 어떡하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