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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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날 2001-12-17 
◎ 바지 벗다가 주머니 속 동전들 사방팔방으로 굴러다닐 때...
10원짜리... 그래 봐줬다 50원짜리까진 참을 수 있지만... 500원짜리는 절대 포기 못한다... 결국 바지 다시 올리고 옆 칸에 가서 노크한다.

◎ 화장실 벌어진 문틈으로 사람들 힐끔힐끔 쳐다볼 때...
2~3mm라면 그냥 참겠는데, 5mm이상이면 허걱... 내 순결을... 진짜 열 받는다. 몸을 최대한 좁혀서 문틈 밖으로 나를 노출시키지 않으려 무지 애쓴다. 일 끝나면 골반 뼈까지 뻐근!

◎ 남녀공용인데 밖에서 여자가 기다릴 때...
초기에 방구 소리라도 날까봐 졸라 신경 쓰인다. 헛기침도 해보고 물도 내려보고 하지만 불시에 나오는 소리에는 대책 없다.

◎ 문고리 없는 화장실에서 손잡이 잡고 일 볼 때...
엉거주춤한 자세(일명 기마자세)로 5분만 버티면 다리 후들거리고 이마에서 구슬땀 난다. 더 황당한 건 밖에서 눈치 없는 놈이 문 열라고 당길 때(운동회 때 줄 당기기 비교하지 마라) 변기와 문과의 거리가 멀 때는 거의 치명적이다.

◎ 겨울 바바리 입고 들어갔는데 옷걸이 없을 때!
바바리 걷어올려 안고 있으랴 바지 내리랴... 정신 없다. 그러다가 잘못해서(특히, 일 끝나고...) 새로 산 바바리 끝자락 변기에 빠지는 날엔 울고 싶어진다.

◎ 변기에 침 뱉는다는 게 실수로 거시기 맞았을 때...
원망할 사람 아무도 없다. 휴지 졸라 풀어 닦고 또 닦는다.

◎ 마지막으로 위에 열거된 것 중 세 가지 이상 중복될 때...
문틈 벌어지고, 문고리 없고, 바바리 입었는데... 두말하면 잔소리다. 거의 죽음이다.

1. 20040123 D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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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에서 황당한 경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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