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관리자 2001-12-17 23:50:02
0 2477
실린 날 2001-12-17 
먼저 이것은 행위(?) 특성상 밤 12시가 되길 목욕 깨끗이 하고 아주 경건한 마음으로 기다린다. 시간을 때우고 싶다면... 신문 봐라... 그 날의 하일라이트 죽이고 있다가 12시가 지났으면, 당하는 쪽에서 뭐 요즘 많이들 하고 있는 전화 발신 추적을 하지 않기를 두 손 모아 빌며 무선 전활 가지고 방으로 들어간다. 왜 무선이냐구? 그럼 뭐, 거실서 유선전화기 가지고 하다 엄마한테 들켜 뒤지게 맞아도 뭐라고 하지 말아라! 그리고 이 모든 준비가 끝났다 생각하면 심호흡 한번 크게 하고 작업(?)에 들어가라~

"따르릉~~ 따르릉~~"

이해해라~ 더 이상 음향효과를 낼 수 없음을...

당하는 이 : 하암... (혹은..헉헉...-_-;) 엽때여?

나 : (최대한 공손하게) 아... 네 밤늦게 죄송한데요, 거기... 민영이네 집이죠?

당하는 이 : 전화 잘 못 거셨어요. 그런 사람 여기 안 살아요~

나 : (여전히 공손하게 그리고 미련없이) 예... 죄송합니다!

그리고 5분쯤 지나면 지긋이 전화기의 재다이얼 단추를 누른다.

당하는 이 : 하암... (쓰불... 이 밤중에) 엽때여?

나 : (리얼하게 목소리 변조해서) 민영이네죠?

당하는 이 : (약간의 짜증을 동반해서) 아니에요! 그런 사람 여기 안 산다니깐요!

나 : 아... 미안함다!

그리고 이번엔 속으로 숫자 10까지 센 뒤 재깍 재다이얼 단추 눌러라~

당하는 이: (쓰불... 쥑여뿐진다!) 엽! 때! 여!

나 : (열라 거만하게) 거기 민영이네지? 민영이 바꿔! 얼렁.

당하는 이 : (부들부들... 우윽!) 아냐! 아니야! 아니라구!! 오늘 왜 이래!

나 : (암말 없이 그냥 끊어라! 더 열 받게... 사악~)

오래 참았다! 이제 이 상황의 하이라이트다... 이젠 수화기에 수건 하나 덮어 씌우구 최대한 여자 목소리를 연습하고선 다시 재다이얼 단추 눌러라~

당하는 이 : (뚜껑 열리기 직전~) 야! 어떤 쉐이야! 너 또 민영인가 뭔가 찾지! 씨뎅아!

나 : (최대한 간드러지게~) 네? 에? 아... 아인데요...

당하는 이 : (오모낫~ 실수) 누구세요?

나 : 네... 전... 민영이라고 하는데요... 혹시 저한테 온 전화 없나요? (절대 웃으면 안 된다 -_-)

당하는 이 : 허거걱! 야!! 너 지금 어디야! 죽고 잡지?

나 : 없으면 말구... 그럼 잘자~

※ 주의
1. 추적 못하게 짧게 짧게 하구 그러니깐 1분 되기 전에 끊어라.
2. 친구한테 충분히 연습한 후 작업에 들어갈 것.
3. 혹시 암데나 걸어 "민영이네죠?"라고 했는데... "응~ 잠깐만 기달려라~"라고 하면 미련 같지 말고 끊어라.
364 스피드 퀴즈
363 공통점
362 훈련병 vs 예비군
361 홀로 섹스
360 계산법
359 앙숙의 동침
358 비아그라 먹은 앵무새
357 술주정 5단계
356 아들 자랑
355 5달러어치
354 힐러리의 자신감
353 여자의 수다
352 잘못 갖다 바친 뇌물
351 대학에서 보내는 시간
350 황소와 소녀
349 골프 치는 여인
348 잠자리에서 읊는 시
347 밤이면 밤마다
346 사오정과 영구
345 한문시험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