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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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01-12-23 18: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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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날 2001-12-23 
◆ 저는 이번에 피시방에서 알바를 하는 한 학생입니다. 지금부터 여러분께 부탁을 할까 합니다.

1. 자리에 앉으시면 갖다드리는 요구르트에 독 안 들었습니다. 걍~ 다 마셔주세요... 다 안 마시면 제가 뚜껑 일일이 뜯어 비워야 한단 말입니다...

2. 역시 자리에 앉자마자 갖다드리는 재떨이! 거기에 담배 재 털어도 됩니다... 왜 재떨이 갖다줬는데 책상 위에, 바닥에 터시는 겁니까! 제가 다 쓸고 닦아야 합니다... 걸레 드러버지면 귀하신(?) 걸레님 비누로 빨아드려야 됩니다...

3. 컴퓨터를 한번 찬찬히 보십시오. 헤드셋이 있는 곳 한 줄, 스피커 있는 곳 한 줄, 요렇게 있지 않습니까? 왜 스피커 있는 곳에 앉으셨다 헤드셋 연결해달라 하십니까? 의자에 앉아 계신 손님 옆에 잔뜩 쭈그리고 앉아 헤드셋 연결하는 폼이 재미있으신가 부죠?

4. 화장실에서 먹은 거 다시 확인하지 맙시다. 아닙니다 여기까진 좋습니다. 근데 제발 소변기에 하지는 맙시다. 머리 긴 분께서는, 그 소변의 잔재가 있는 곳에 머리카락 오염될 수도 있고 그것은 곧 탈모로 이어 질 겁니다. -_-;... 맞습니다! 지금 저주하고 있는 겁니다. 그거 치우려면... 저는 거길 최대한 물로만 씻어내고 건더기(우웩~)를 씻어내기 위해, 그 소변기 뚜껑 아시죠? 그걸 손으로 끄집어낸 다음 일명 뽁뽁이(막혔을 때 쓰는 거)로 뽁~ 뽁뽁 해서 뚫어야 됩니다... 그 고통을 아십니까?

5. 아저씨라고 하지 맙시다... 이제 20대 초반인데... "아저씨 담배 하나 주세요!"라고 하면... 특히 30도 넘어 보이는 분이 그러시면 분노의 피가 끓습니다.

6. 컴 쓸 땐 화끈하게 쓰시고 계산도 화끈하게 하십시다. 제가 사장도 아니고 아르바이트생인데, 한참을 앉아 계시다... "컴퓨터 켜놓기만 하고 안 했는데 돈 내야 돼요?"라고 하면 저보고 어쩌라는 겁니까... 카운터에 컴이 다 계산하는데 안 받았다가 사장님한테 깨지면 저는 우짜라고요. 또, 계산 안 하시고 스윽 나가시다가 제가 깜짝 놀라 "저기 계산요!"라고 말씀드리면, 그제서야 "아아 계산-_-" 하지 마십시오. 시급 1500원밖에 안 되는 일하는 데 수명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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