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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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02-01-16 0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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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날 2002-01-16 
1) 배가 고파서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자장면 좀 시켜!"

그런데... 아내는 뜬금없이 부채를 들고 곰곰이 뭔가를 생각하더니 나에게 와서 이렇게 말했다.

"여보... 자장면도 없는데... 어떻게 식혀?"

난... 바로 부채를 찢어 버렸다!

2) 아내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화장실가서 똥 때리고 오면 괜찮아질 꺼야!"

그런데 잠시 후 화장실에선

"철석~철석"

소리가 났다. 난 순간 눈치를 깠다... 보고 싶지 않았지만... 너무 시끄러웠다. 그래서 화장실 문을 열자... 역시나 아낸 똥을 손으로 때리며 날 보고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정말 똥 때리니깐 안 아파요... 고마워여."

정말... 이혼이라도 하고 싶다!

3) 아내가 맛있는 과자를 먹고 있었다. 난 먹고 싶어서 쫌~만 달라고 했다. 그러니 아내가 과자 한 개를 준다... 너무 황당해서...

"왜 딸랑 하나만 주는 건데? 나한테 주기 아까워?"

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내가...

"쫌만 달라며?"

그래서 난 이번엔 다 달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내 손에 그 많은 과자를 다 뿌린다.

4) 바닥이 넘~ 드러웠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방바닥 좀 훔쳐!"

그러자 아내는 내게 화를 내며 말했다.

"훔치기 싫어!"

난 정말 황당해서

"훔쳐!"

"싫어요!"

"빨리 훔쳐!"

그러자 아내는 울면서 말했다.

"ㅠ.ㅠ....훔치는건 나쁜 거예요!"

난 그제서야 눈치를 챘다. 그래서 다시 말했다.

"아니... 방바닥 깨끗이 닦으라고!"

아내는 여전히 울면서...

"네... ㅠ.ㅠ"

울면서 방 닦는 그녀가 너무나 안쓰러워 보였다. 미안해서

"여보... 내가 사과할게~"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아내는 내게...

"그럼... 난 수박~"

하고 대답했다. 농담이었지만... 왠지 진지한 아내의 표정을 보니 농담으로 들리지 않았다. (-.-)a

5) 아내가 10번이 넘는 시험 끝에 자동차 면허증을 땄다. 자기가 차를 몰아본다고 하길래... 쫌 걱정은 됐지만 승낙을 했다. 난 사고 날까봐 겁이 나서

"천천히 타..."

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내는 "응"하며 씩씩하게 대답한다. 왠지... 씩씩한 대답에 걱정이 사라졌다. 근디 아내가 차 문을 슬로우~슬로우~슬로우~천천히 열더니 차에 타는 것도 슬로우~ 슬로우~.

바로 차 열쇠 뺏었다. 이젠 정말 이혼할 꺼야!

6) 아내가 밖에 나갈 일이 있다고 하길래

"문 닫고 나가~"

라고 말했다. 그런데 잠시 후 보니 아내는 문을 닫고는 가만히 있었다. 그리곤 나에게 와서

"문이 닫혀 있어서 못 나가겠어!"

라고 말한다. 그래서 한숨을 쉬며

"문 열어 놓고 나가!"

라고 했다. 역시... 대문을 활~~짝 열어 놓고 나간다. 내가 졌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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