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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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03-07-31 11: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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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날 2003-07-31 
실린 곳 스포츠투데이 
1.

한참 그 일 중에 그녀가 “이번달 카드값 얼마지?”라고 물어볼 때 삶이 조금은 고달프단 걸 깨닫곤 한다.

다시 힘내서 허리가 부러져라 노력하고 있는데 그녀가 “안 하고 뭐해?”라고 물어볼 때,삶이 조금만 고달픈 게 아니란 걸 깨닫곤 한다.

2.

아침에 나가 보니 앞바퀴가 빵구나 있을 때, 가끔 재수없는 일도 일어나는구나라고 깨닫곤 한다.

스페어 타이어로 갈아끼우고 보니 뒷바퀴는 아예 없어진 걸 깨달았을 때 아주 재수없는 일이 잘도 일어나는구나라고 깨닫곤 한다.

3.

길에 떨어진 백 원짜리를 슬쩍 줍는 자신을 발견할 때, 작은 것을 아껴야 잘 산다는 말을 애써 떠올리는 자신을 깨닫곤 한다.

주워 보니 똥 묻은 동전이었을 때, 작은 것에 집착하면 큰 인물이 못 된다는 말의 진실을 깨닫곤 한다.

4.

집에 돌아가니 아들이 반겨줄 때, 고달픈 삶의 코너에는 작은 휴식이 있음을 깨닫곤 한다.

아들이 “에이∼ 아무 것도 안 사왔네!”라며 문을 닫고 안 열어 줄 때, 삶은 작은 휴식마저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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