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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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04-10-20 23:32:09
0 5298
실린 날 2004-10-20 
실린 곳 문화일보 
옛날 어느 마을에 아주 금실이 좋은 암말과 수말이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암말이 병에 걸려 죽고 말았다. 그러자 수말은 다음과 같이 중얼거렸다.

“할 말이 없네?”

얼마 뒤 암말 한마리가 이 마을로 왔다.

암말이 오자마자 이번에는 수말이 죽었다. 그러자 암말이 말했다.

“해줄 말이 없네?”

수말을 잃은 암말은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며 세월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바다에서 해일이 일면서 야생마들이 몰려오는 것이 아닌가 이때 암말이 외쳤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젊은 야생마들과 난잡한 생활을 하게된 암말은 어느덧 몸이 삭아서 보기에도 끔찍하게 말라가기 시작했다.

이를 보다 못한 건실한 야생마 한마리가 암말에게 충고했다.

“너 아무 말이나 막 하는 게 아냐.”

그 때 암말은 다음과 같이 대꾸하였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지.”

결국 암말은 갈 데까지 가게 되어서 회생 불능의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마지막 수단으로 암말은 영계 수말을 끌여들였다. 그러자 다음날 아침 신기하게도 회춘을 하게 되었다. 태양이 솟고 새들이 지저귀는 아침에 잠자리에서 외쳤다.

“이제껏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은 아무것도 아니야.”

아침 동산에 올라 저 멀리 풀을 뜯고 있는 야생마들을 바라보며 암말은 다시 중얼거렸다.

“무슨 말부터 할까.”

수많은 야생마 중에는 AIDS에 걸린 야생마들이 있다. 그 때는 다음과 같은 격언을 되새기게 한다.

“세상에는 할 말과 안할 말이 있다.”
4344 칠득이
4343 안 좋은 기억
4342 성당 다니는 아이가 스님에게 던진 질문
4341 김밥집에서 생긴일
4340 그냥 내려갈 수 없지
4339 신품 vs 중고품
» 할 말과 해서는 안될 말
4337 퍼팅과 섹스의 공통점
4336 습관
4335 세 사람의 소원
4334 엑스라지 콘돔
4333 공갈꾼
4332 우리나라에서 위헌인 것들
4331 입으로 바람을 넣어
4330 훌륭한 임금님
4329 작을수록 좋아요
4328 최악의 학교
4327 세 줄짜리 유머
4326 모기한테 물렸을 때 짜증나는 곳
4325 거꾸로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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