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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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06-04-07 00: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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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날 2006-04-07 
실린 곳 과갤 
압구정동 황씨는 일확천금을 꿈꾸며 로또복권을 구입한다.

월화수목금금금... 성실한 황씨를 하늘이 돕는것인가?

그가 구입한 로또복권이 드디어 당첨이 되었는데... 아쉽게도 1등을 놓치고 행운번호가 포함된 2등에 당첨된 것이다.

2등이라도 어딘가? 흥분한 황씨는 월요일 은행이 문을 여는대로 복권을 들고 달려가리라 마음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흥분한 탓인지 쉽사리 잠에 들지 못한 황씨는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갑자기 한가지 묘안이 떠올랐다.

'그래... 내 복권은 5개의 번호만 일치하고 행운번호 13이 일치했지만 실제 빗나간 당첨번호는 18이니 행운번호 13을 펜으로 살짝 그려 18처럼 보이게 하면 1등 당첨금을 얻을 수 있을지 몰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성실한 황씨... 잠자는 아들놈을 억지로 깨워 13을 18로 바꾸고 단잠에 빠져들었다.

다음날 아침 보무도 당당히 은행에 들어선 황씨...

"나 로또 1등 당첨자입니다."

은행원에게 1등 당첨금을 달라며 복권번호를 내밀었다.

은행직원이 보니... 오라, 정말 1등 당첨자다.

"축하드립니다."

은행직원의 축하인사에 한껏 고무된 황씨...

은행직원이 안내해준 편안한 의자에 몸을 묻고 받은 돈을 어디에 쓸까, 달콤한 상상에 젖어 있다.

하지만 성실한 황씨가 미쳐 간과한게 있었으니 그것은 바코드...

은행직원이 규정에 따라 바코드 확인을 하니 기계에는 1등 당첨번호중 18번에 해당하는 번호가 13번으로 나온다.

분명 당첨자이긴 한데... 어허... 이거 참 아리송한 일이로다.

하여 직접 황씨를 추궁한다.

"복권의 번호가 당첨번호와 6개 다 일치하지 않는데 이게 어찌된 일이오?"

바코드를 미쳐 생각못한 성실한 황씨... 애꿎은 은행직원에게 고래고래 성을 내기 시작한다.

"아니... 내가 분명 1등에 당첨된 복권을 네게 주었는데 네놈이 바꿔치기 한 거로구나!"

성낸 소리에 은행 관계자들이 모이고 바코드가 어떤 식으로 조작여부를 방지하는지 설명해 가며 바코드에 등록된 숫자와 내민 복권의 숫자중 13과 18의 불일치를 설명하자 황씨... 그제서 아차 싶어 "그럼 2등에 당첨된 것은 확실하니 2등 당첨금이라도 주시오" 한다.

은행에서 어림없는 소리라며 규정을 내세워 거부하니 다급해진 황씨 일가친척을 다 부르는데...

보다못한 은행직원이 그 모습을 보며 "뭐 번호가 불규칙한걸 보니 기계에 자동으로 뽑아준 번호같구먼... 뭐 그리 아쉬워 하십니까?" 한마디 하니 황씨 아내가 한마디 한다.


"아니... 그게 어찌 기계가 자동으로 뽑은 거요? 그 복권 첫째 줄 번호 중 두번째 번호는 우리집 전화번호 두번째 숫자이며, 둘째 줄 네번째 번호는 우리 아이 생일이며..."

해대며 절대 자동으로 뽑은게 아니라 MRI용지에 직접 기입한거라 말하며 은행직원이 자신들의 복권당첨을 시기하여 모함한다고 바닥에 주저앉아 곡을 하고 있다.

또 황씨의 조카사위는 로또를 평상시에 자주 하는 자기 아버지에게 전화를 해 물어보는데...

"아버지, 황씨 삼촌의 복권번호가 MRI에 직접 기입한 숫자로 생각되십니까? 아니면 기계가 자동으로 뽑은것 같습니까?"

이렇게 물어보고 있다.

조카사위와 아내는 은행 바닥에 주저앉아 MRI 용지는 잃어버렸지만 그것은 분명 황씨가 직접 기입하는 방식으로 산 복권이지 자동으로 뽑는 방식으로 구입한 복권이 아니며, 고로 은행직원은 틀렸고 그가 잘못 생각했으니 2등 당첨금을 주는게 맞다고 한다.

하지만 복권을 MRI에 기입해서 뽑았으면 어떻고... 자동으로 뽑았으면 어떠한가?

로또복권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그것을 분석하려 들지 모르지만 세상의 법은 그런 게 아니다.

중요한 건 황씨가 2등 복권을 1등 복권인양 사기를 치려 했다는 것이고 성실한 황씨에게 남은 것은 당첨금이 아닌 경찰서행 뿐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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