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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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07-11-20 16: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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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날 2007-11-19 
실린 곳 다음 아고라 
딸아이가 5살 즈음에 남편 직장따라 중소도시 외곽에 살고 있을때였다.

아파트 주변을 시작으로 5일에 한번씩 열리는 장에는 없는게 없을 만큼 다채롭고 재미있었다.

장날이면... 아이손을 잡고 이런저런 구경하기를 즐기던 나와 아이는 매번 같은 갈등을 겪어야 했다.

"엄마 미~워. 사줘~잉~ 혀니 사~줘... 엄마아~"

알록달록 조잡한 장난감조차 아이 눈에 다채롭기는 매한가지...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 난 아이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가만... 여~기 어디였는데? 어디지? 그 아줌마가 안 보이네... 오늘 안나오셨나?"

"엄마... 머해?"

"너 사온 아줌마 찾는거야... 너무 속상해서 바꿀려고... 저번에 네가 엄마 착한딸 할거라고 그래서... 사왔는데... 넌 말도 안 듣고... 다시 예쁘고 착한 아기로 바꿔 갈려고..."

"아~니야..."

"진짜야. 생각 안 나? 애기는 전부 그렇게 사오는 거야. 그때 너 막 울고 있었쟎아."

"................"

말똥하니 쳐다보던 아이는 긴가민가 하더니...

왕~ 하고 울어버린다. (ㅋㅋ... 겁은 많아가지고...)

그날 저녁 퇴근한 남편 손을 잡아 끌던 아이는 방으로 남편을 데리고 들어간다.

평소와 같이 놀아달라고 그러려니 하던 중에...

전화기를 손에든 남편이 씩씩거리며 아이와 함께 나오면서...

"어머님 전화 받어....당신 이제 죽었다!"

전화기를 타고 잔뜩 화가 난 친정 엄마 목소리... 다짜고짜 화부터 내신다.

"정말 바꾸는 거면 넌 수백번도 더 바꿨다... 어디 에미가 돼서 그따위 말로 애를 겁주냐? 밤에 나쁜 꿈이라도 꾸면 어쩔려고... 쯧쯧..."

제 아빠를 끌고간 아이는 친정엄마한테 전화 해줄 것을 요구했고, 그냥 할머니 보고싶어서 그런가 하고 전화해준 남편은 딸이 울면서 엄마가 자기를 바꿀지도 모르니 그전에 할머니가 엄마 빨리 바꿔오라고... 끙~!

남편한테 한참을 혼나고...

그날 저녁 내내 딸아이 안고 어떻게 사왔는지를(???)... 절대 교환 안된다는 것과... 얼마나 소중한 보물이고 너무 너무 사랑한다고....ㅎㅎ

딸아이보다 내가 먼저 바뀔뻔 했다... 울엄마한테...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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