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는 친구들과 동해바다로 피서를 갔다. 동해바다에 도착하자마자 때마침 내린 비를 맞으며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뿔싸! 깜빡하고 텐트 고정핀을 안 가지고 왔던 것이다. 그날은 비도 많이 오고 특히나 바람도 거세게 불어서 고정핀이 없어서는 절대로 안 될 판이었다.
그래서 낸 아이디어가 텐트 바로 앞에 차를 갖다 대고 노끈을 이용해서 텐트와 자동차를 연결한 것이었다.
밤이 깊어지자 철수 일행은 하나둘씩 잠자리에 들기 시작했고 철수는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서 잠을 청했다.
한 시간쯤 잤을까. 너무 목이 말라 잠에서 깨어난 철수는 음료수를 사기 위해 근처 편의점으로 차를 몰고 가게 되었다.
편의점으로 가던 중에 요철 부위가 있었는데 그 부분을 지날 때 뭔가 ‘콰당’ 하는 느낌은 들었다. 그러나 철수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그냥 턱인 줄 알고….
편의점에 도착해서 시원한 음료수를 한 개 사서 마시고 밖으로 나왔는데 차 트렁크 부위에 끊어진 노끈이 덜렁거리는 것을 보고서야 깜짝 놀란 철수는 잽싸게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아까 지나왔던 요철 부위쯤에 다다랐을 때 웬 쌀포대자루 같은 게 길 한가운데 있는 것이 아닌가.
가까이 가서 보니 그건 쌀포대자루가 아니라 무너져내린 텐트였던 것이다. 철수의 친구들은 텐트의 출구를 못 찾고 허우적대고 있었고 미안해진 철수는 얼른 텐트의 출구를 찾아서 지퍼를 열어줬다.
그러자 눈이 반쯤 풀린 철수의 친구들이 텐트 안에서 쏟아져 나왔는데….
텐트 안에 넣어두었던 아이스박스에서 열무김치, 깍두기, 삼겹살, 쌈장 등이 모두 쏟아져 나와서 철수의 친구들과 함께 먹음직(?)스럽게 버무려져 있는 것이 아닌가.
절대로 웃어서는 안 될 상황이었는데 철수는 그만 웃고 말았고….
10여분 후….
철수의 눈도 반쯤 풀려있었다. 집단폭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