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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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날 2010-06-01 
실린 곳 국민일보 
한때 교회에도 열심히 출석한 적이 있지만 이제는 교회와 결별하고, ‘죽을 사’, ‘러키 세븐’, ‘13의 저주’, ‘손 없는 날’ 등 숫자에 대한 미신을 철석같이 믿는 남편과,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늘 핀잔 주는 아내가 있었다. 이 때문에 둘은 자주 언성을 높이고 다투었으나, 싸움은 대부분 아내의 완승으로 끝이 났다.

그날도 아내와 같은 문제로 대판 싸운 후 기가 죽은 남편이 말했다.

“그럼 성경은 어떤가 한번 봅시다. 아마 ‘사’가 많이 들어가는 곳은 안 좋은 내용이 있을 테니까.”

교회에 다니는 딸을 시켜 성경을 가져오게 했다.

“‘사’란 말이 두 번이나 들어가는 ‘사사기’가 있으니, ‘사사기 사장 사절’을 찾아봐. 아마 끔찍한 내용이 나올 거야.”

딸이 성경구절을 찾아 읽었다.

“그때에 랍바돗의 아내 여선지 드보라가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었는데(삿 4:4)”

가만히 듣고 있던 남편이 소리쳤다.

“것 봐. 여자가 사사가 되는 것보다 끔찍한 일이 어디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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