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관리자 2010-09-02 02:10:41
0 1715
실린 날 2010-09-01 
실린 곳 문화일보 
20대 시절 환생한 선녀라 불리며 날씬했던 몸매를 과시했던 영희.

10년이 지난 지금, 그녀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잦은 야근과 폭식으로 인해 비만이 되어 버렸다.

그런 어느 날,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가고 있었는데… 노약자 석에 앉아 있던 한 할머니가 그녀의 얼굴과 배를 유심히 쳐다보다가 하시는 말씀,

“아니, 아이를 가진 여자가 이렇게 서 있으면 어떡해?”

당황되기도 하고 너무 창피하기도 한 그녀는 모기 소리만큼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아, 아니에요. 저 임신 안 했어요….”

“무슨 소리, 내가 척 보면 알아. 이 배는 쌍둥이 배여. 나도 쌍둥일 낳아봐서 알아.”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몰렸고, 너무 창피한 나머지 영희는 그냥 앉아 버렸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임신부가 되는 게 맘 편할 것 같았다.

이어지는 할머니의 말,

“그래 아들이야 딸이야?”

“아, 네… 안 가르쳐 주네요….”

불편했던 시간도 어느덧 흘러 지하철은 회사 앞에 도착했다.

마지막으로 혼신의 연기력을 발휘해서 임신부인 척 배를 두 손으로 감싸올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바로 건너편에 낯익은 얼굴들이 고개를 가우뚱하며 쳐다보고 있었다.

허걱…김 대리와 이 과장이었다.

재빨리 고개를 돌려 안 본 척 전동차 문을 나섰지만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그녀들의 목소리…

“아니, 자리에 앉으려고 임신부인 척하는 거 좀 봐.”

“막장이다, 막장….”

“혹, 진짜 임신한 거 아냐?”

“ 애 아빠가 누구지?”

영희는 그들의 입을 막기 위해 수억 썼다. ㅠㅠ

1. 20101027 Dstory.
384 영민한 시골 청년
383 눈치 100단 직장인의 ‘직장어’ 해석
382 잘못된 선택
» 영희의 굴욕
380 각 국가별 표현법
379 독일인vs미국인
378 축구선수의 셈법
377 황혼의 로맨스
376 좋은 벌
375 위로
374 2035년 신문 헤드라인
373 이웃집 남편 놈
372 못말리는 이웃
371 수임료
370 두 동창생
369 장가갈 때를 위해 아껴둬야
368 차이점이 없어서
367 이혼사유 분석
366 니가 시방 어른을 가지고 노냐?
365 부부로 사는 것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