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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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10-11-19 12: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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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날 2010-11-15 
실린 곳 문화일보 
세 친구가 고개를 넘다가 중턱에 있는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 해가 너무 따가워 몇 걸음만 걸어도 온몸에 땀이 났다.

그때 여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와 둘러보니 고개 밑 계곡에서 처녀들이 목욕을 하고 있었다.

이를 보고 키가 큰 놈이 말했다.

“우와! 저 여자들과 함께 목욕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멍청아, 남자가 가까이 가면 도망가지 그대로 있을 여자가 어디 있냐?”

“내가 성공하면 오늘 밤 술을 사겠나?”

“허허, 그리하지.

대신 실패하면 네가 사는 거야!”

“좋지!!!”

털보 놈은 신발과 바지를 벗고 막대기 하나를 지팡이 삼아 여자들이 있는 계곡 쪽으로 더듬거리며 갔다.

그러고는 언덕이 가파른 곳에서 넘어지는 시늉을 하고는 물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여자들이 보니 장님이 물에 빠져 위험한지라 모두 달려 가서 팔 다리를 하나씩 들고 둑에 옮겨 눕혔다. 그러고는 젖은 옷을 모두 벗겨 물을 짜서 다시 입히고, 지팡이까지 손에 들려주며 말했다.

“장님 아저씨! 조심해서 가세요!!”

그날 저녁 털보 놈은 코가 비뚤어지도록 술을 얻어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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