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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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11-07-24 17: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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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날 2011-07-19 
실린 곳 매일경제 
아내와 함께 처갓집에 다니러 간 날이었다. 작은방에 들어간 아내가 한참을 나오지 않고 혼자서 자꾸만 키득키득 웃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뭔가 재미있는 일이라도 있는 걸까, 궁금해하고 있는데 한참 후 아내가 방에서 나오며 작은 노트를 한 권 보여 주었다.

“이게 뭐야?”

아내가 깔깔 웃어대며 말했다. “내 동생 일기장.”

“처제 일기장을 왜?” 그러자 아내가 더 즐거워하며 말했다.

“여기 한번 읽어봐. 미숙이가 당신 처음 본 날 쓴 거야.”

“당신은 어떻게 처제 일기장을 훔쳐보고 그래!”

“글쎄 한번 보라니까.”

그래도 마냥 신난 아내는 계속해서 처제의 일기장을 들이밀었다.

“이거 정말 봐도 돼?”

남의 일기장을 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도 나에 대한 첫인상이 적혀 있다는 말에 궁금증과 기대감이 스멀스멀 일었다. 막무가내 건네는 아내의 권유에 못 이긴 척 처제의 일기장을 받아들고 아내가 펼쳐준 페이지를 봤다.

나를 처음 본 날 쓴 일기라고 한다. 그날의 일기는 짧게 한 문장만이 적혀 있었다.

‘아무래도 언니가 미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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