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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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날 2003-01-09 
실린 곳 남산편지 272 
지난 연말 김수한 추기경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작가 최인호씨에게 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도 긴 여행이 무엇인지 아세요?"

"모르겠습니다"

하고 최인호씨가 답하자 김 추기경은 손을 들어 자신의 머리와 가슴을 가리키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바로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여행이지요. 나 역시 평생 이 짧은 것처럼 보이는 여행을 떠났지만 아직도 도착하기엔 멀었소이다. 기독교인들은 항상 자기반성과 회개를 통해 조금씩 조금씩 우리 마음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는 하느님께 나아가고 예수를 닮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과오가 있다 하더라도 그나마 종교인들이 소금 역할을 해줌으로써 이 나라가 굳건히 지탱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최인호씨가 다시 물었습니다.

"추억은 자주 떠올리십니까?"

다음은 김 추기경의 대답입니다.

"추억이야 낡은 옷과 같아서 떠올릴 필요가 없지요. 그보다도 내 삶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지만 그 남은 생 동안 하느님께 얼마나 더 가까이 갈 수 있을까 그것이 걱정이에요. 이 죄 많은 죄인을 하느님께서 어떻게 받아 주실까. 물론 하느님께서는 무엇이든 용서해주시는 분이지만 그래도 하느님 앞에 나아갈 때 부끄럽지 않은 영혼으로 서고 싶은데 그것이 걱정이에요. 나같이 죄 많은 죄인을 하느님께서 용서해주실까. 그것이 요즘의 소망이에요. 나이와 함께 오는 여러 가지 어려움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도 잘 받아들일 만큼 하느님께 모든 것을 위탁하는 것, 그것이 요즘의 간절한 기도제목이지요."(2002-12-31 동아일보)

1. 20110501 tw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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