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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아라!

by 마을지기 posted May 0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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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5-11-18
출처 풍경소리, 《풍경소리2》(샘터사, 2005), 126쪽
책본문 화담 서경덕 선생이 길에서 울고 있는 젊은이에게 물었슴니다.

"그대는 왜 우는가?"

"저는 다섯 살에 눈이 멀어 이제 스무 해나 되었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와 길을 가는데 갑자기 세상이 밝게 보이는지라 한없이 기뻤습니다만 어찌된 일인지 제 집을 그만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골목도 헷갈리고 대문은 서로 같아 도저히 집을 찾을 수 없으므로 그래서 웁니다."

"그렇다면 도로 네 눈을 감아 보아라. 집을 찾을 수 있으리라."

젊은이는 과연 눈을 감고서야 집에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분별(分別) 이전(以前)으로 돌아가야 사물의 본 모습을 오롯이 볼 수 있습니다.

(맹난자/수필가)
눈을 떠야 보이는 것이 있고
눈을 감아야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미련한 사람은 한 쪽밖에 못 보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양쪽을 다 봅니다.

눈을 떴으되 가려서 보고
눈을 감았으되 감추인 것까지 볼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은 도를 통한 사람이고
자유를 아는 사람입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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