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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음

by 마을지기 posted Nov 1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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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6-02-01
출처 장태원 편, 《유머와 지혜》(도서출판 Grace Top, 1997), 69-70쪽
책본문 옛날 어느 마을에 찢어지게 가난하게 사는 집이 있었다.

거동이 불편한 홀아버지를 모시고 사는데, 일을 못함은 물론이요 아들에게 물려준 것이라고는 빚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식욕만큼은 굉장해서 젊은이 못지않게 왕성했다.

그런 아버지가 미워서 뒷산너머 연못에 빠뜨리기로 했다.

아버지를 연못가로 데리고 간 아들은 아버지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연못으로 밀었다. 깜짝 놀란 아버지는 아들의 목을 잡고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아들은 눈을 감은 채 이를 악물고 아버지를 떨어뜨리려고 애를 썼다.

마침 지나가던 포졸이 보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아들은 난감했다. 이 때 아버지가 얼른 대답했다.

“사실은 제가 쓸모없는 늙은이라 연못에 빠져 죽으려 하는데, 이놈이 이렇게 말리고 있지 않겠소?”
아버지가 능력이 없어졌을 때, 아들은
그것을 당연히 아버지의 탓으로 돌립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을 키우느라고
능력이 소진되었음을 발설하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힘이 없어졌을 때
아들은 아버지를 귀찮게 여기지만
아버지는 마지막 힘까지 소진되기까지
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합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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