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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만 잃지 않으면

by 마을지기 posted Feb 2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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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6-02-23
출처 알랭 르 니네주(김웅권 역), 《프랑스 고교생들의 우화철학》(이루파, 2005), 84-85쪽
책본문 몽테뉴가 들려주는 일화 한 편을 보자.

스틸퐁이라는 사람이 마케도니아의 왕 데메트리우스 폴리오르세테스의 군대에 의해 파괴된 도시의 화재 때문에 재산, 아내 그리고 자식들을 잃었다. 그런데 스틸퐁은 이런 재앙 속에서도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데메트리우스는 그에게 피해를 입지 않았는지 물었다.

스틸퐁이 대답했다.

“다행히, 제 것은 잃은 게 없습니다.”

이어서 몽테뉴는 이렇게 설명한다.

“지혜로운 자는 자기 자신만 잃지 않으면 아무것도 잃은 게 없다. 그러므로 스틸퐁은 자신을 부유하게 해 주었던 부와 재산을 그대로 갖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혜는 자신 외에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장소에 감춰 둔 보물과 같아서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아내나 자식, 재산도 필요하지만 너무 집착해서 그런 것들이 행복을 결정짓게 해서는 안 된다. 가게 뒷방 하나쯤 따로 마련해 우리의 진정한 자유를 확립하고 혼자만의 은둔처를 만들어야 한다.”
재산이 있으면 없는 것보다 좋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없어질 수도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재산이 나의 존재의 근거가 되는 순간, 그 때부터는 불행의 엄습을 막을 수 없습니다.

비록 재산을 잃고 아내와 자식을 잃더라도 내가 가졌던 고유의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잃은 것들이 처음부터 내것이 아니었음을 알면 불행의 기간은 최소한으로 줄어듭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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