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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의 곡예사

by 마을지기 posted Nov 0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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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6-02-24
출처 최인호, 《하늘에서 내려온 빵》((주)샘터사, 2005), 55-56쪽
책본문 프랑스의 작가 아나톨 프랑스(1844~1924)의 작품 중에 〈성모님의 곡예사〉란 짧은 단편이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바르나베란 가련한 곡예사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도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성모님을 공경하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그는 길거리에서 한 수도원 원장을 만나게 된다. 신세 한탄을 한 바르나베는 그를 불쌍히 여긴 수도원장에 의해서 수도원에 들어가게 된다. 수도원에는 많은 수도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성모님을 위해 책을 쓰기도 하고 하느님을 찬양하는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성모님을 찬미하는 송가를 짓기도 하였지만 단순하고 무식한 곡예사 바르나베는 자신이 성모님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몹시 슬퍼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다른 수도자들이 성모님을 위한 토론이나 신학에 열중하고 있는 시간이면 그는 슬그머니 빠져나가 성당에서 시간을 보내곤 하였다. 그의 거동을 수상하게 여긴 수도자들은 바르나베 수사를 감시하기 시작하였는데 어느 날 문틈으로 들여다보았을 때 바르나베 수사가 성모님 앞에서 거꾸로 서서 접시를 돌리고 열두 개의 칼을 가지고 곡예를 부리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신성 모독이라고 분개한 수도자들이 뛰어가 막 끌어 내리려는 순간 성모님이 갑자기 제단 위에서 서서히 내려와 자신의 푸른 옷자락으로 바르나베 곡예사가 흘린 땀방울을 닦아주시는 것이 아니겠는가.
성모님을 위하여 글을 쓰는 것,
하느님을 찬양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
성모님을 찬미하는 노래를 짓는 것….
모두 다 소중한 일들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만 소중한 것은 아닙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성모님께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이든 예수님이든 성모님이든
그분들이 칭송을 받고 영광을 받기보다
이 세상에 사는 가난하고 힘 없는 사람들이
함께 기뻐하기를 더 바라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들이 까닭없이 고통 당하고
모욕을 받는다면 그분들이 받는 영광이
어찌 기쁨이 될 수 있겠습니까?

이야기마을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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