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바다의 하소연

by 마을지기 posted Jan 26, 2006
Extra Form
보일날 2006-04-22
출처 안도현, 《증기기관차 미카》((주)문학동네, 2001), 75-76쪽
책본문 바다가 우울한 얼굴로 말했다. 파도가 조금 전보다 흰 갈기를 더 세우고 있었다.

“미카야, 간척 사업이라는 거 알고 있니?”

“바다를 메워 육지를 넓히는 일 말이지?”

“그래. 인간들이 그 간척 사업을 벌일 때면 바다가 좁아져서 숨이 콱콱 막힐 지경이야.”

미카는 바다가 엄살을 떨고 있다고 생각했다.

“바다는 끝없이 넓은 걸, 뭐.”

“그건 그렇지 않아. 인간들이 바다를 흙으로 메우면서 땅이 수백만 평 넓어졌네, 지도를 다시 그려야겠네, 하면서 호들갑을 떨지만, 우리는 아주 심각해. 만약에 인간들이 만든 간척지만큼 어느 날 육지에 바닷물이 들어왔다면 인간들은 재앙이네, 말세네, 하고 떠들어댈 게 분명해. 약삭빠른 치들은 재산을 정리하고 비행기 표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할지도 몰라.”
군산 앞바다에 둑을 쌓고 물을 막아
흙으로 메워 땅을 확보한 딱 그 면적만큼,
만일 육지에 바닷물이 밀려들어온다면
누구나 대재난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육지에도, 바다에도 생명이 삽니다.
육지 생명도, 바다 생명도 다 소중합니다.
육지 생명 중에서 몇 사람의 돈벌이를 위해
바다를 죽이는 것은 공멸의 시작입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677 2003-12-15 진실로 이기려는 사람은 1468
1676 2003-11-18 세상 사람들의 이목 1638
1675 2003-10-24 제자리 지키기 1654
1674 2003-12-30 미움에서 풀려나려면 1656
1673 2003-10-14 수레바퀴 1659
1672 2003-12-27 산고의 의미 1660
1671 2003-12-13 살아야 하니까 1695
1670 2003-11-30 어린이의 자는 얼굴 1697
1669 2003-12-28 그러면 헛되이 산 날이 아니다 1698
1668 2003-08-17 세계의 여론을 신뢰하지 않는다 1702
1667 2003-12-20 누가 나설 것인가? 1702
1666 2003-12-25 품 안에 계시는 아이 1708
1665 2004-02-24 말없이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 사람 1714
1664 2003-10-25 승패를 모두 버린 사람은 1735
1663 2003-11-20 현재를 살아가는 일 1735
1662 2003-11-23 케이크를 여러 조각으로 나누는 까닭 1751
1661 2003-12-26 크게 쓰는 사람과 작게 쓰는 사람 1752
1660 2003-11-17 목숨을 바친다는 것 1755
1659 2004-03-10 꿈을 이루는 사람 1763
1658 2003-11-25 완전한 기계 177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