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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성사

by 마을지기 posted Jul 0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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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6-06-01
출처 최인호,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여백미디어, 2000), 40-41쪽
책본문 중세기 이탈리아의 화가 페루기니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습니다만 평소의 고백성사에 대해서 많은 회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벌을 받을까 겁에 나서 고백성사를 보고자 하는 그런 생각이 드는 경우에는 아예 성사를 보지 않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다만 벌을 받을까봐 하는 고백성사는 하느님의 징벌을 막아주는 보증서로 전락되어 하느님의 자비보다는 사제의 사죄에 대해 더 신뢰하게 될 위험성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임종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 때 그의 부인이 고백성사를 안 보고 죽는 것미 두렵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이 때 페루기니는 다음과 같미 대답하였습니다.

"여보, 난 평생 동안 그림을 그리는 화가였소. 내 전문직은 그림을 그리는 일이었고 화가로서 제법 뛰어났었다고 자부하오. 하느님의 전문은 용서하시는 일인데 그 하느님께서 내가 화가로서의 전문직을 잘 해왔듯이 당신의 전문 일을 잘 하신다면 내가 두려워할 까닭이 없지 않겠소."
중세기의 이탈리아라면 교회의 권위가
하늘을 찌를 만큼 컸던 시기였습니다.
교회의 제도와 관습을 무시하는 것은 곧
'지옥행'이라고 여겨졌던 시기였습니다.

페루기니는 교회의 가르침이라고 하더라도
자기가 납득하지 않으면 행치 않았습니다.
이렇게 진지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이라면
하느님께서도 기꺼이 용납하실 것입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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