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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줄지어 누웠는 넋들은

by 마을지기 posted Mar 3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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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6-06-05
출처 구상, 《홀로와 더불어》(황금북, 2002), 22쪽
책본문 오호, 여기 줄지어 누웠는 넋들은
눈도 감지 못하였겠구나.

어제까지 너희의 목숨을 겨눠
방아쇠를 당기던 우리의 그 손으로
썩어 문드러진 살덩이와 뼈를 추려
그래도 양지바른 둔덕을 골라
고이 파묻어 떼마져 입혔거니
죽음은 이렇듯 미움보다도 사람보다도
더욱 신비스런 것이로다.

구상, 〈焦土의 詩 11〉 적군 묘지 앞에서 중.
서로 총질을 하던 적군이었지만
방아쇠를 당기던 바로 그 손으로
그들의 시신을 거두어 양지바른 곳에
고이 묻어주고 떼까지 입혀주었습니다.

살아 있을 적에는 적이었지만
죽고 나니 적대감마저 사라졌습니다.
아군 전사자들뿐만 아니라 상대편
전사자들까지 챙기는 것이 민족애일 터.

이야기마을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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