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한낮의 기도

by 마을지기 posted Apr 03, 2006
Extra Form
보일날 2006-06-14
출처 구상, 《홀로와 더불어》(황금북, 2002), 76쪽
책본문 저 허공과 나 사이 무명(無明)의 장막을 거두어 주오.
이 땅 위의 모든 경계선과 철망과 담장을 거두어 주오.
사람들의 미움과 탐욕과 차별지(差別智)*를 거두어 주오.
나와 저들의 체념과 절망을 거두어 주오.

소생케 해 주오. 나에게 놀람과 눈물과 기도를,
소생케 해 주오. 죽은 모든 이들의 꿈과 사랑을,
소생케 해 주오. 인공이 빚어낸 자연의 모든 파상(破傷)을.

그리고 허락하오. 저 바위에게 말을, 이 바람에게 모습을,
오오, 나에게 순수의 발광체로 영생할 것을 허락하오.

*차별지(差別智): 만물 만상의 근본을 평등으로 보지 않고 차등 현상으로 보는 인식.

구상, 〈오도(午禱)〉 전문.
놀람을 잊어버린 채 살고 있다면,
감격을 잊어버린 채 살고 있다면,
눈물을 잊어버린 채 살고 있다면,
꿈을 잊어버린 채 살고 있다면,
애틋한 사랑을 잊어버린 채 살고 있다면,
그런 것들을 소생시켜 달라고
낮이고 밤이고 간절히 기도할 일입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77 2003-10-16 함께 먹기 1864
76 2003-10-15 내 몸이 너무 성하다 2458
75 2003-10-14 수레바퀴 1659
74 2003-10-13 홀로 가도 외롭지 않은 길 1980
73 2003-10-12 살 것이냐 죽을 것이냐 1861
72 2003-10-11 사회 초년생을 위한 조언 1889
71 2003-10-10 현명한 사람 2085
70 2003-10-09 우리의 한글 2080
69 2003-10-08 인간의 유형 2107
68 2003-10-07 가장 바른 삶 2102
67 2003-10-06 가만히 있어 봅시다. 2135
66 2003-10-05 지옥의 맨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 2101
65 2003-10-04 또 하나의 문 2211
64 2003-10-03 칭찬의 위력 2136
63 2003-10-02 사람의 일생 2137
62 2003-10-01 불균형에도 이유가 있다 2443
61 2003-09-30 돌아서 간 공자 2069
60 2003-09-29 나를 위로하는 날 2085
59 2003-09-28 홀로 견디는 것은 1942
58 2003-09-27 자신의 무지를 고백할 수 있는 사람 199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