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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치

by 마을지기 posted Oct 2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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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7-12-18
출처 서정인, 《모구실》((주)현대문학, 2005), 259쪽
책본문 “세상은 가진 자와 없는 자로 나눠지는 것이 아니라, 가지려고 하는 자와 가지려고 하지 않는 자로 한 나라에 두 나라가 있다.”

“요즘 세상에 돈 마다하는 사람도 있소?”

“없다.”

“그럼 두 나라가 통일이 됐소?”

“그렇다.”

“그게 뭐 잘못됐소?”

“옛날에도 돈 싫어하는 사람 없었다. 다만 염치가 있었다. 혹 그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존경했다. 지금처럼 경멸하거나 병신 취급을 하지 않았다. 깨끗한 돈을 사양하는 것은 미덕이었고, 더러운 돈을 마다고 하는 것은 의무였다. 사양지심과 수오지심이 없어져봐라. 그게 사람이냐? 파렴치가 염치를 합병했다.”
요즘이나 옛날이나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옛날에는 그래도
'염치'가 상당히 존중되었다는 것입니다.

‘염치’(廉恥)란 청렴할 염(깨끗할 염) 자에,
부끄러울 치 자를 써서,
이게 깨끗한 일인지 부끄러운 일인지,
분간을 할 줄 안다는 말입니다.

'염치 없는 사람'이란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오직 돈만을 위해서 염치를 저버리는 것은
사람이기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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