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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숙고

by 마을지기 posted Feb 2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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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8-01-07
출처 알랭 르 니네주(김웅권 역), 《프랑스 고교생들의 우화철학》(이루파, 2005), 102-103쪽
책본문 마르크 알랭 우아크닌은 《큰 소리로 읽기》에서 유태교 경건주의 전통에서 따온 이야기를 인용한다.

스승이 제자들 앞에서 두 고소인에게 판결을 내렸다.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첫 고소인에게 심판관은 오랫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옳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두 번째 고소인이 변론을 마쳤을 때 심판관은 역시 숙고를 한 뒤 그 역시 옳다는 결론을 내렸다.

스승이 같은 사건에 대해 상반되는 두 견해를 모두 옳다고 하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제자들에게 심판관은 다시 한 번 생각에 잠겼다가 이렇게 답변했다.

“사실 자네들 말도 옳네….”

이 이야기는 유머가 아니다. 이 이야기 속에는 다음과 같은 진리가 숨어 있다. 심사숙고를 덜할수록 판결하기는 더 쉽다는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고심하여 사유하는 순간부터 분명하다고 여겼던 상식이나 의견에 대한 확신은 점점 줄어들고, 반대되는 견해가 새롭게 다가오면서 전적으로 옹호할 수 있는 대상인 것처럼 보인다.
한 마디로 말하면 이런 것이겠지요.
"무식하면 용감하다!"
심사숙고를 거듭할수록 생각은 복잡해지지만,
그래야 성급한 오판을 피할 수 있습니다.

구약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송사에서는 먼저 말하는 사람이
옳은 것 같으나, 상대방이 와 보아야
사실이 밝혀진다"(잠언 18:17).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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