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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
2008-02-22 |
출처 |
박목월, 《크고 부드러운 손》(민예원, 2000), 139-140쪽 |
책본문 |
아무런 근심도 걱정도 없이
평온한 날은
평온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게 하십시오.
양지 바른 창가에 앉아
인간도 한 포기의
화초로 화하는
이 구김살 없이 행복한 시간
주여
이런 시간 속에서도
당신은 함께 계시고
그 자애로우심과 미소지으심으로
우리를 충만하게 해주시는
그
은총을 깨닫게 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여
평온한 날은 평온한 마음으로
당신의 이름을 부르게 하시고
강물 같이 충만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게 하십시오.
순탄하게 시간을 노젓는
오늘의 평온 속에서
주여
고르게 흐르는 물길을 따라
당신의 나라로 향하게 하십시오.
3월의 그 화창한 날씨 같은 마음 속에도
맑고 푸른 신앙의 수심(水深)이 내리게 하시고
온 천지의 가지란 가지마다
온 들의 푸성귀마다
움이 트고 싹이 돋아나듯
믿음의 새 움이 돋아나게 하여 주십시오.
― 박목월의 시 〈평온한 날의 기도〉 전문. |
평온한 날, 그 평온함에 대해
감사의 기도를 드릴 수 있는 사람은
불행한 날, 그 불행함에 대해서도
감사의 기도를 드릴 수 있습니다.
평온한 날,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은
그 평온함을 오래 간직할 수 있고
불행한 날,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불행함을 속히 물리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