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장돌뱅이의 애환

by 마을지기 posted Sep 21, 2007
Extra Form
보일날 2008-03-05
출처 최인호, 《商道 1》((주)여백미디어, 2000), 228쪽
책본문 고령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지신밟기 노래' 중에 봇짐장수 장돌뱅이의 애환을 묘사한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우리는 등짐 지고 이곳저곳 떠돌면서
아침에는 동녘하늘 저녁에는 서녘땅
어쩌다 병이 나면 구완할 이 전혀 없네.
사람에게 짓밟히고 텃세한테 괄세받고
언제나 숨 거두면 까마귀의 밥이 되고
슬프도다 우리 인생 이럴 수가 어찌 있소.
여름이나 겨울이나 무거운 등짐을 지고
정처없이 떠도는 등짐장수 장돌뱅이들.
병이 나도 구완할 사람 하나 없고,
죽으면 그대로 까마귀의 밥이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사는 그들에게 우울증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자살했다는 이야기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들의 애환이 곧 약이었기 때문은 아닐지.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177 2008-12-10 늙어 가는 일을 피할 길은 없다! 2716
1176 2008-12-09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 3134
1175 2008-12-08 가장 힘 있는 행동 3305
1174 2008-12-05 행복으로 바뀐 고통 3254
1173 2008-12-04 남자들의 잠재의식 3125
1172 2008-12-03 어떤 이별 방법 3149
1171 2008-12-02 마중 3191
1170 2008-12-01 아버지 3375
1169 2008-11-28 갑자기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2791
1168 2008-11-27 의심에 대하여 2652
1167 2008-11-26 나는 왜 시인이 되었는가? 2772
1166 2008-11-25 땅을 치며 울게 만드는 일들이 3124
1165 2008-11-24 절망을 피하는 길 2705
1164 2008-11-21 오전을 느긋하게 2827
1163 2008-11-20 열정을 다하여 살라 2809
1162 2008-11-19 인생은 말에 달려 있다 2633
1161 2008-11-18 광장 2647
1160 2008-11-17 나에게 항상 친절한 사람 3025
1159 2008-11-14 거인들의 어깨 2987
1158 2008-11-13 지지 받는 남편 274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84 Next
/ 84